최선의 노력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전해준다. 혼신의 힘을 다한 선수들의 땀방울은 관객들에게 환희의 짜릿한 순간을 맞보게 해준다. 막바지에 달한 런던 올림픽에서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모습이다.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투혼을 발휘해 최선을 다하는 장면이 연출될 때마다 지구촌 가족들은 웃고 울며 그들의 아름다운 노력에 환호와 박수로 격려한다. 불경기와 폭염에 찌든 한인들이 다져야할 새로운 각오일지도 모른다.
레슬링의 김현우는 오른쪽 눈이 퉁퉁 부어올라 앞도 보기 힘들었지만 “훈련해온 감각”으로 한국에 8년만의 레슬링 금메달을 안겨줬다. 유도의 김재범은 왼쪽 무릎 인대 파열에 어깨 탈골 팔꿈치 부상, 왼손가락 인대 파열의 악조건 속에서도 금메달을 따냈다. 목표를 향해 죽기로 달려든 이들의 무서운 집념이 불가능을 가능께 만든 초인적 힘을 발휘하게 했다.
양궁의 최현주, 기보배, 사격의 진종오도 승부를 가리는 마지막 한발에 목숨을 걸어 귀중한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들이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잃었다면 금메달은 불가능 했을 것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했기에 이들은 수년간의 피나는 노력의 값진 대가를 금으로 되받아 낼 수 있었다.
펜싱 여자 에페 개인전 준결승에서 연장 승부 끝에 한 점차로 패배한 신아람은 마지막 순간 방심의 허를 찔려 패배했다. 비긴 채 경기를 마쳤다면 신아람이 결승에 오를 수 있었지만 심판의 오심으로 1초의 추가시간이 주어지는 바람에 패했다. 승리를 확신한 신아람이 마지막 1초를 가볍게 본 것이다.
오늘(10일) 일본과 민족의 자존심을 걸고 경기를 펼치는 한국 축구팀이 4강전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최선을 다했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승부차기까지 가는 영국과의 120분 연장 혈투로 체력이 고갈됐다고는 하지만 어린선수들의 병역면제 해결을 위해 홍명보 감독이 브라질 경기를 포기하고 일본과의 3~4위전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 아니냐는 의문까지 들게 만들었다. 만사를 제쳐놓고 TV를 지켜봤던 한국인 등 지구촌 축구팬들에게 아름다운 최선보다는 떨떠름한 스트레스만 안겨 준 경기였다. 홍 감독이 어린 선수들의 신바람 나는 상승 무드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 아니길 바랄 뿐이다.
감동은 스포츠에만 통하는 것이 아니다. 불경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인 비즈니스에도 최선의 노력은 고객들에게 무한의 감동을 전해주는 최상의 무기다.
고객이 주문을 바꿀라 치면 “빨리 말하라”며 짜증내는 식당 종업원, 항의하는 여성 고객에게 육두문자까지 써가며 욕지거리 해대는 마켓 정육부 아저씨, 한술 더 떠 소리를 질러대는 마켓 매니저, 주인 전화번호 물었다고 건방지다며 흥분하는 안경점 종업원, 비즈니스 안 된다며 울상을 하면서도 골프백 메고 나가는 업주 등등. 최선이 실종된, 결코 아름답지 못한 장면들이다.
잘되는 업소는 이유가 있다.
업주는 늘 업소에서 고객들을 반긴다. 종업원도 상냥하고 서비스에 최선을 다한다. 불평하는 고객들에게 웃음으로 답한다. 불가능이란 없을 것 같은 이들의 모습에서 고객들은 진한 감동을 맞본다.
상처투성이인 피겨여왕 김연아의 발, 무술인의 주먹과도 같이 마디마다 굵은 굳은살로 엉망인 세계적인 발레리나 안수지의 발, 운동에는 부적합하다는 박지성의 평발은 정상을 목표로 달려온 이들의 가혹한 수련의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철저한 사전 교육, 업소 청결, 고객 취향 파악, 상품 개발 등등, 최선의 노력에 앞선 꼼꼼한 준비 과정도 필요하다.
두차례 올림픽 200m에서 거푸 은메달에 머물렀던 미국의 엘리슨 펠릭스는 8일 라이벌들을 물리치고 첫 금메달을 따낸 뒤 가진 인터뷰에서 “성실하게” 준비했다는 말로 지난날의 피나는 노력을 대신 표현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땀방울이 지구촌 가족들의 찌든 마음에 격한 감동의 순간들을 전해주듯이 런던 올림픽이 불경기에 울상 짓는 한인사회에 자신감을 불어넣는 신선한 새바람으로 다가왔으면 좋겠다.
<김정섭 부국장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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