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를 하다보면 되는 조직과 안 되는 조직, 흥할 업체와 망할 업체가 극명하게 갈린다.
신기할 정도다. “저 식당은 오래 못가겠는데” 또는 “저 협회는 곧 문제가 발생하겠군”이라고 생각하면 얼마 되지 않아 영업부진이나 소송, 내분 등으로 망해간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한 업체의 흥망성쇠는 시장 상황이나 업종 특성, 자금력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장 중요한 요인은 역시 리더십이다. 한인타운에서 성공한 업체나 기업의 속을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리더십이 한수 위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타운에서 성공한 식당의 업주는 경쟁 식당의 메뉴를 직접 먹어보고 장단점을 따져 자신의 식당 운영에 적용하고 대기업 경영에 대한 책을 탐독하며 가격 선정 방법이나 종업원 관리 방법을 배운다고 했다. 한인 은행의 한 임원은 경제 관련 지식이 너무 탁월해서 학자에 가까울 정도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제조업 회사를 운영하는 한 사장은 회사 매출이 업계 최고는 아니지만 직원 대우만은 업계 최고를 유지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다보니 회사에 대한 직원들의 충성도가 업계 최고이고 회사 운영도 탄탄하다.
성공한 리더들의 특징은 자신만의 역량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그 역량은 인간적인 매력(카리스마), 타인에 대한 배려, 전문성(지식), 의사소통 능력, 통찰력, 조직 장악력, 업무 추진력 등 다양할 수 있다. 경제 흐름이 전체적으로 좋아 매출이 높을 때는 리더십의 중요성이 그나마 덜 강조된다. 하지만 경제가 위기일 때는 리더십의 중요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2007년부터 시작된 경제 위기 후에 한인 경제권에서도 역량 있는 리더십으로 살아남은 사업체들도 있지만 문제성 리더십으로 쇠락하거나 사라진 업체들도 많다. 한인 경제는 한국 경제 의존도, 토착 자본 불안, 주요 고객층이 한인에 집중되어 있는 한계, 소비자 단체나 시민 사회의 부재, 미국 정치권과의 단절 등 미국에서 단일 경제력으로 자리를 잡기에는 커뮤니티 차원에서 극복해야 할 과제가 많다. 그렇다면 한인 기업주나 리더 개개인이 리더십 역량을 키우려는 노력은 한인 경제 발전을 위해 개인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과제이다.
리더십을 권력으로 착각하거나 환경의 변화에 비전을 제시하지 못하고 조직원 보다는 자리 욕심에 자기 보호본능에 사로잡힌 리더들이 한인 경제권에도 많이 있다. 경제의 흐름을 잃지 못하거나 리더 자신의 사리사욕을 우선하는 편협한 세계관을 갖고 있는 리더들은 한인 경제력을 오히려 약화시킨다.
이제는 한인 사회에도 한인 경제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고 위기를 오히려 기회와 가능성으로 바꾸며 현실을 직시하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진정한 리더가 필요한 시기다.
<김연신 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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