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부뉴저지 컬럼버스데이 기념행사
▶ 이태리 출신인 컬럼버스 기리기 위해
오늘 컬럼버스 데이 퍼레이드 및 문화행사가 각 처에서 열린다.
올해 중부 뉴저지에서 벌어지는 컬럼버스 데이 행사 중 가장 유명한 축제는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호보켄의 컬럼버스 데이 퍼레이드일 것이다.
오늘 오전 11시 시청 앞에서 출발하여 강변을 끼고 퍼레이드를 벌일 예정인데 호보켄은 프랭크 시나트라의 고향이기도 하며 주민의 많은 수가 이탈리안 아메리칸이다. 한가지 호보켄이 특이한 것은 많은 뉴저지 타운들이 컬럼버스 데이라는 이름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데 반해 호보켄에서는 시청과 학교에서 공공연히 이름을 거론한다. 이태리 전통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중부 뉴저지 해안가 도시들인 스프링 레이크 (Spring Lake)와 몬모스 정션 (Monmouth Junction)도 오래된 이태리 타운들인데 매년 크게 컬럼버스 데이 축제를 벌인다. 그런데 이 두 타운은 컬럼버스 데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가을 축제라고 한다. 컬럼버스 데이의 유래를 살펴보면 미국 연방 공휴일로 지정된 지 78년째로 1934년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이 10월 두 번째 월요일을 컬럼버스 데이로 지정하고 연방 공휴일로 선포했다.
엄격하게 말하자면 컬럼버스 데이는 사실 미국의 공휴일이 될 수는 없다. 크리스토퍼 컬럼버스가 소위 신대륙을 발견해 정박한 곳은 미국이 아니라 현 도미니칸 리퍼블릭이 위치한 캐리비안 해의 작은 섬이었다. 바로 이 날이 1492년 10월 12일이니 지금부터 521년 전이다. 그의 발견으로 인해 유럽인들이 신대륙으로 유입된 것은 인류 역사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보나 미국만의 특수성은 아닌 것이다. 하지만 백인 국가가 된 미국이 이후 자신들의 우월성을 보이기 위해 컬럼버스를 기리는 각종 행사를 일찍부터 벌여왔다.
미국에서 거행된 최초의 기념행사는 1792년 뉴욕에서 열린 300주년 축제였다. 그로부터 100년 후 당시 대통령이던 벤자민 해리슨이 백악관에서 1872년에 400주년 기념 파티를 벌였던 것으로 나타나있다. 하지만 역시 현재 컬럼버스 기념일과 거리 축제의 전신은 139년 전인 1866년 맨하탄 남단 리틀 이태리에서 크리스토퍼 컬럼버스가 이태리인이었다는 것을 기렸던 행사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 역사학계의 정설이다.
현재 이 기념일에는 많은 설명과 수식이 따른다. 역사적 재해석도 요구되고 있다. 첫째 신대륙 발견에 공을 들인 나라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지 이태리가 아니었다. 그렇다면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축제여야지 왜 이태리 축제가 되었냐는 의문이 첫째이다. 답은 대서양 횡단을 통해 신비의 나라 동양으로 직접 항해할 수 있다는 당시로서는 미친 아이디어를 내고 스페인 국왕을 움직인 사람이 이태리인 컬럼버스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항해에 필요한 돈줄을 댄 것이 베니스 상인들이었다. 즉 배나 선원 등 하드웨어는 스페인 소유였지만 자본과 아이디어 등 소프트 웨어는 이태리 작품이기에 이태리 축제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가장 큰 의문은 과연 신대륙이 발견된 것인지 또 컬럼버스로 대변되는 유럽 백인들이 문명을 전파한 것인지에 대한 재해석이다. 당시 북미, 중미, 남미 등 미 대륙에는 1억만 명 정도의 사람들이 살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아즈텍, 잉카 등 고도로 발달된 문명도 존재했었다. 그런데 이들 유럽인들이 출몰한 1492년부터 100년 후 1600년대 초에는 인구 90%가 죽어 1,000만 명만 살아 남았다.
당시 주로 죄수와 노예 출신 유럽인 선원들의 관심사는 오직 하나 금은보화를 찾아내어 자신들의 자유를 되찾고 부자가 되는 것이었다. 원주민의 안위는 안중에도 없었던 것이다. 또 수 만 년 동안을 격리되어 살던 미 대륙 사람은 구대륙의 역병에 속수무책이었다. 유럽인에 의해 학살당한 사람의 숫자는 사실 극소수였고 대대수의 원주민이 이들 유럽인들이 전파한 독감, 폐렴, 이질 등 비교적 치료 간단한 병균에 의해 죽어갔던 것이다. 이후 아프리카인 노예들까지 등장 하여 미 대륙의 문화 문명은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철저하게 파괴당하고 말았다.
이런 연유로 2000년 초반부터 컬럼버스 축일을 기리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직도 연방 공휴일로 우체국과 관공서는 문을 닫는 곳이 많지만 학교나 일반 직장들은 이를 지키지 않는다. 나름대로 역사 바로 잡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또 베네주엘라를 비롯한 많은 중남미 국가들 사이에서는 이 날을 문화 저항의 날(Dia de la Resistencia Indigena, Day of Indigenous Resistance)로 기념하는 새로운 양상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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