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선을 앞두고 한인 ‘정치력 신장’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한인들은 약 110년 전 미국 땅에 첫 발을 내디뎠으나 지난 1990년대 김창준 의원 이후 한 번도 연방의회에 정치인을 진출시키지 못하고 있다. 현재 강석희 어바인 시장이 45지구 연방하원선거에 출마해 고전분투하고 있을 뿐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확히 50년 전 한인뿐 아니라 아시아 이민자 커뮤니티에서는 최초로 미국 본토의 주의회에 진출한 한인이 있었다. 1961년부터 16년간 캘리포니아 주의회에서 활약했던 고 알프레드 송 의원(2004년 10월 작고)이다. 한인이민사의 선구적 인물인 그를 기리는 작업이 LA카운티 정부에 의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LA카운티 교통국(MTA)은 빠르면 내달께 송 전의원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LA 한인타운의 윌셔·웨스턴 전철역을 ‘알프레드 송’역으로 개명하는 안을 이사회에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LA카운티 수퍼바이저인 마크 리들리-토마스 이사가 추진하고 있고 MTA 이사장인 마이크 안토노비치 수퍼바이저도 적극 찬성하고 있다. 특히 안토노비치 수퍼바이저는 지난 1970년대 주의회에서 송 전의원과 같이 의정활동을 벌여 돈독한 관계를 맺어와 안건이 상정될 경우 통과가 확실할 것으로 보인다.
송 전의원의 장녀인 레슬리 장 위너 변호사는 “LA카운티 수퍼바이저 이사들이 나서서 이 일을 진행하고 있다”며 “아버지의 업적을 알면 알수록 아버지의 딸인 것이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레슬리 씨는 특히 아버지가 주민들을 위해 가졌던 한없는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하와이에서 출생한 이민 2세였던 그가 정치에 입문할 당시, 유색인종에 대한 주류사회의 거부감은 심각했다. 한인사회는 물론 이민 역사가 긴 중국 및 일본 커뮤니티조차 제대로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런 만큼 이번 카운티 정부의 명명 추진은 의미가 깊다.
송 전의원은 주 하원 4년, 주 상원 12년 등 총 16년 의정생활을 했다. 주의회 최고의 법률 전문가로 캘리포니아 사법 시스템과 입법부의 개혁을 이끌었는데 그를 거친 법 가운데는 주 입법부 역사에 랜드마크로 인정받고 있는 ‘캘리포니아 증거법’(California Evidence Code)이 있다. 이외에도 소비자 보호와 소수계 권리 향상을 위한 법 등 200여개의 법을 제정했다.
이번 안이 MTA 이사회에 상정되면 LA시의회 선거구 재조정 과정에서 보여 졌던 한인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다시 한 번 요구된다. 올바른 역사의식을 통한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이 필요한 때이다. 이사회 현장에서 이 안을 지지하는 한인들의 강한 목소리를 듣고 싶다.
<이종휘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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