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국에서는 전세계 한인 기업인들의 비즈니스 축제인 세계 한상대회가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올해로 11회째를 맞은 세계한상대회는 세계 곳곳에서 활약하는 재외동포 경제인과 한국 기업이 한자리에 모여 네트웍을 구축하는 한민족 최고의 비즈니스 축제로 참가 인원이 3,000여명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경제행사다.
하지만 올해 행사는 규모는 최대일지 몰라도 아쉬움이 남는 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재외동포 상공인들의 구심점이라 할 수 있는 미주 한인상공인총연합회(이하 총연)가 주최측인 재외동포재단과의 마찰로 인해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 총연의 불참 선언에 따라 LA 한인상공회의소를 비롯한 미 전역의 한인상의 이사들은 공식적으로 한상대회에 참가 할 수 없는 처지에 놓여있다.
재외동포재단은 지난해 5월 열린 정기총회에서 현 이정형 회장이 선출됐지만 일부 인사들이 이를 반발해 권석대씨를 총회장으로 선출하고 별도의 ‘상공인 총연’을 구성함에 따라 두 단체 모두 ‘정식 단체’로 인정할 수 없어 한상대회 및 운영위원회 참가 불허 방침을 정했다.
이에 대해 총연은 재단의 일방적인 방침이 이유가 없다면서 분규단체 해제를 하지 않을 경우 대회 보이콧을 선언. 결국 불참이라는 초강경 대응으로 맞불을 놨다 .
재외동포 재단과 총연의 자존심 싸움으로 인한 피해는 다름 아닌 북미주지역의 한인상공회의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지난 3월부터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FTA 현황과 글로벌시장 진출 논의를 위해 한상대회에 참석해야 할 기업인과 이사진들이 총연측의 불참 선언으로 눈치만 보다 공식적인 참석을 포기하고 일부 이사들에 한해 개인적인 신분으로 행사에 참석했다. 결국 고래싸움에 새우등이 터진 우스운 광경이 벌어진 것이다.
한상대회 참가 보이콧을 선언한 총연은 별도의 한상대회를 조직해 개최할 것을 밝히고 성남시 소재 기업들과 정기적인 인적, 정보 교류 및 공동 수출상담회를 진행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세계 한상대회 행사장에서는 3,000명 이상의 국내?외 경제인들이 약 4,000여건의 상담을 통해 2억달러가 넘는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세계 상공인들의 교류와 협력의 장으로 펼쳐졌다.
결국 총연과 주최측인 재외동포재단의 불필요한 신경전으로 인해 총연은 가장 중요한 시기에 해외 수출망 확대와 네트웍을 다지기 위한 기회를 잃어버렸으며 재단측도 전세계 재외동포 경제의 구심점이라고 할 수 있는 북미주 지역 한인 상공인들 및 한인사회와 오랫동안 쌓은 신뢰가 무너져 버리는 상처만 남게 됐다.
미주 한인사회와 한국 정부는 한민족이라는 뿌리 아래 화합과 소통의 구도를 형성해 왔다. 비록 이번 한상대회에서 재단측과 총연은 분열과 대립이라는 안타까운 여운을 남겼지만 내년 광주에서 열리는 제12차 세계한상대회에서는 두 단체가 힘을 모아 성공적인 대회를 개최하는 성숙한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철수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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