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법원 ‘연비 과장’ 관련 총 5건 집단소송 접수
▶ 2011~13년형 일부차종 연비 1~6마일 높게 산정
지난 2006년 6월 현대자동차 투싼과 기아자동차 프라이드가 미 자동차 조사기관인 JD파워의 품질조사에서 소형 RV부문과 소형차 부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했을 때 시상식 장면. 지난 11월 2일 미 연방환경보호청(EPA)이 현대와 기아차가 미전역에서 판매한 2011~2013년형 일부 차종 연비(MPG)가 높게 산정됐다는 조사결과 발표에 소비자들의 집단피해소송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미국 연방환경보호청(EPA)이 지난 2일 현대와 기아차가 미 전역에서 판매한 2011~2013년형 일부 차종의 연비(MPG)가 적게는 1마일에서 많게는 6마일까지 높게 산정됐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함에 따라 연방법원에 이들 회사를 상대로 한 소비자들의 집단피해소송(Class Action Lawsuit)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다. 본보가 확인한 결과 이번 현대와 기아차의 ‘연비 과장’ 사태와 관련, 12일 현재 총 5개 별도의 집단소송이 연방법원에 접수된 상태이다.
미국 현대와 기아차 상대
워싱턴주 거주 니콜 마리 헌터, 아리조나주의 브랜돈 바우론과 일리노이주의 지세피나 로버토는 자신들과 유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을 대표해 2일 연방 캘리포니아중부지방법원에 현대모터아메리카와 기아모터스아메리카를 상대로 집단피해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마리 헌터는 2012년형 현대 엑센트를, 바우론은 2011년형 현대 제네시스 세단을, 로버토는 2012년 기아 소렌토 2WD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소장에서 현대와 기아 광고의 홍보와 연비 정보가 기재된 ‘윈도우 스티커’(Window Sticker)를 고려해 차량을 매입했으며 산정 연비가 사실과 다르기 때문에 이미 피해를 입었고 앞으로도 피해를 당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자신들 이외에 피해 소비자들을 “미국 연방 기준 실험보다 산정 연비가 더 낮은 현대 또는 기아차를 현재 소유하고 있거나 리스한 모든 사람들”로 정하고 법원이 ▲현대와 기아차가 불공정, 불법, 그리고 속임수 행위를 중단토록 하고, ▲허위 광고를 중단토록 하고,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을 반환토록 하고, ▲피해자들에게의 배상을 명령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과 미국 현대, 기아차 상대
캐나다 국적자로 오하이오주 신시타티에 거주하는 레베카 센더스와 제프리 밀러, 오하이오주 워렌 카운티 거주 몰리 시몬스는 4일 자신들과 유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을 대표해 4일 연방오하이오주남부지방법원에 집단피해소송을 제기했다.
소장에 따르면 센더스와 밀러는 2013년 현대 엘란트라를, 시몬스는 2012년 기아 리오를 매입했다. 이들의 소송은 앞서 니콜 마리 헌터 등 피해자들이 캘리포니아에서 제기한 소송과는 달리 한국 현대자동차와 현대모터아메리카, 한국 기아자동차와 기아모터스아메리카 등 한국과 미국의 회사들을 모두 상대로 했다.
또 피해자들을 크게 미국내 소비자들과 미국내 소비자들 속의 오하이오 거주 소비자들로 세분화 하고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은 물론, 오하이오 거주 피해자들의 경우 현대와 기아차를 매입, 또는 리스하기 위해 체결한 계약을 무효 시키는 법원 판결을 요청했다.현대와 기아차가 ‘연비 과장’을 했기에 차량을 매입 또는 리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체결한 계약을 먼저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현대와 기아차 보상 프로그램 중단
워싱턴주 소노호미쉬 카운티에 거주하며 2012년 기아 리오를 소유한 제레미 윌톤은 5일 연방 캘리포니아중앙지방법원에 자신과 유사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을 대표해 현대모터아메리카와 기아모터스아메리카를 상대로 집단피해소송을 제기했다. 윌톤의 소송은 앞서 제기된 소송들과는 달리 피해자들을 미국과 캐나다에서 문제의 차량을 매입, 또는 리스한 모든 소비자들로 규정했다. 소장에 따르면 현대와 기아차는 미국에서 ‘연비 과장’ 차량 90만대를, 캐나다에서 17만2,000대를 판매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월톤의 소송이 이전 소송들과 또 다른점은 피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이외에도 법원이 지난 2일 현대와 기아가 발표한 피해자 보상 프로그램을 중단토록 명령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와 기아차는 ▲EPA가 측정한 연비와의 차이, ▲거주지역의 개솔린 가격, ▲연 운전거리에 1.15배(115%)를 가산하는 방식으로 보상금액을 계산해 해당 소비자들에게 ‘직불카드’(Debit Card)를 지급하는 지속적 보상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월톤의 소송은 그러나 이러한 보상 프로그램이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통보를 언급하지 않고, ▲차량 딜러가 ‘리콜’(Recalled)한 연비 차이에 국한됐으며, ▲차량 반납 또는 소비자들이 지급한 ‘프리미엄’(Premium) 가격 보상을 제공하지 않고, ▲현금이 아닌 ‘직불카드’로 보상을 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7억7,500만 달러 손해배상
2012년 기아 소울을 소유한 워싱턴주 거주 케일런 브레이디 등 25명은 6일 연방 캘리포니아중부지방법원에 자신과 유사한 피해자들을 대표해 현대모터아메리카와 기아모터스아메리카를 상대로 집단피해소송을 제기했다.
소송은 현대와 기아차의 ‘연비 과장’ 피해 배상을 요구하며 현대와 기아차가 발표한 보상 프로그램 방식을 인용해 배상금을 7억7,500만 달러 상당으로 추산했다.
이는 현대와 기아가 상정 연비 1마일에 87.61 센트와 불편추가보상 15%를 더해 총 105달러75센트 상당의 직불 카드를 해당 소비자들에게 지속적으로 지급하는 방식을 기준으로 잡은 예상 손해배상금 총합계이다. 소장은 현대와 기아차가 보상 프로그램이 아니라 법원이 배심재판을 열어 판결에 따른 손해배상금이 부과돼 모든 피해자들에게 분배될 수 있도록 명령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 소송 이외에도 현대모터아메리카는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리스에 거주하며 2011년 현대 엘란트라를 매입한 군터 크라우스가 미국에서 2011년~2013년 현대 엘란트라를 매입했거나 리스한 모든 소비자들을 대표해 6일 연방 캘리포니아중부지방법원에 제기한 소송에 대응해야 할 입장이다.
이 같이 제기된 집단소송들은 각 지방법원에서 행정 과정을 거쳐 집단소송으로 인정을 받게 되면 1개 지방법원으로 종합돼 함께 엮어져 진행될 전망이다.
한편 현대와 기아차는 소환장을 공식접수한 후 21일 이내로 법원에 대응입장을 밝혀야 하며 12일 현재 아직 아무런 대응서류도 제출하지 않은 상태이다.
■ 기아 소울 ‘6마일’로 가장 큰 차
EPA "2012-13년형 대다수 차량 연비라벨 1~2마일 낮춰질 것"
EPA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EPA가 EPA 실험 결과와 이들(현대차와 기아차) 회사가 제출한 자료에 모순이 있음을 발견함에 따라 미주현대자동차와 미주기아자동차가 대다수 2012년과 2013년형 차종의 산정 연비를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EPA는 이날 “현대차의 산정 연비에 대해 여러 소비자들로부터 고발을 접수했으며 조사관이 현대 엘란트라의 연비를 실험한 결과 현대가 EPA에 제출한 정보와 모순이 있음을 발견해 EPA가 조사범위를 현대와 기아의 다른 차종의 자료에까지 확장한 결과”라고 발표 동기를 설명했다.
EPA에 따르면 2011년형 현대차의 소나타와 엘란트라의 연비가 EPA의 실험 결과에 비해 1~2 마일이, 기아차 옵티마가 1마일이 더 높게 산정됐다.2012년형의 경우 현대차의 액센트, 아제라, 엘란트라, 제네시스, 소나타, 턱산, 벨로스터가 1~3마일이, 기아차의 옵티마, 리오, 소렌토, 소울, 스포티지가 1~6마일이 더 높게 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EPA는 또 2013년형은 현대차의 엑센트, 아제라, 엘란트라, 제네시스, 산타페, 턱산, 벨로스터가 1~4마일이, 기아차의 리오, 소렌토, 소울, 소포티지가 1~6마일이 더 높게 산정됐음을 확인했다.
지나 맥카티 EPA 공기 및 방사실 실장보는 이날 “소비자들은 자신들이 구매하는 차량에 대한 현명한 선택을 위해 (산정 연비가 기재된) ‘윈도우 스티커’(Window Sticker)에 의존 한다”며 “EPA의 (이번) 조사가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차량생산 매체들 사이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PA는 현대와 기아차가 아직 판매되지 않은 2012~2013년형 차종의 ‘윈도우 스티커’에 올바른 산정 연비를 반영시킬 계획을 제출했다며 대다수 차량의 산정 연비 라벨이 1~2마일 낮춰질 것이고 가장 큰 하향 조율은 기아차 소울의 6마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일 기획취재 전문기자> yishin@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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