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사 기대원 주지
이제 금년 한 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언제나 같은 시간이요 같은 나날들이지만 시간위에 시작과 끝을 정해놓은 것은 우리 인간의 지혜에 속한다.
시간의 끝에 이르러 지나간 날들을 반성해 보고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이 그동안 더러워 졌던 옷을 깨끗한 옷으로 세탁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과 같다 하겠다.
설사 한 해를 무심하게 보낸 사람들일지라도 연말이 되면 자신의 일년을 되돌아 보는 것은 우리가 인간다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본다.
새해가 되었다고 태양이 서쪽에서 뜨는 것도 아니요, 달이 더 밝아지는 것도 아니다. 물처럼 흘러가는 시간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무심하게 흘러갈 것이다.
다만 변함없이 순환하는 시간에다 새해라는 이름을 붙이는 것도 인간이 자시 성장의 계기를 가져오고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것도 오직 우리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지혜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인간 이외의 동물들에게는 새해도 묵은해도 있을 수 없다. 오직 변함없는 생존의 나날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동물에게는 기계적 반복의 삶뿐이지만 우리 인간의 삶에서는 기계적 반복이 아니라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기계적 반복 속의 동물의 삶은 자연이지만 자기발전을 가져올 수 있는 인간의 삶은 자연을 넘어 서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춘하추동으로 순환하는 자연환경에만 따르는 동물의 삶에는 발전이 없는 것이다.
기계처럼 반복되는 인간의 삶은 안일과 나태 이외에 아무 것도 아닌 것이며 또 그러한 인생이란 시간의 소비일 뿐 삶의 의미도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어느 철학자는 “습관은 인간에게 있어서 잠자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의 삶은 기계적인 반복이 아니라 매일매일 좋은 날(日日是好日) 매일매일 새로운 날(日新又日新) 의 자기 발전적인 삶이 될 수 있도록 각오를 다져야 한다.
우리가 새롭게 맞는 한 해에도 때로는 시련도 있을 것이요 역경의 순간도 있을 것이다.
또 환희의 순간도 있을 것이요 망설임의 시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시련과 역경은 우리를 주저 앉히려는 것이 아니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삶에 신선한 충격을 주는 하나의 계기로 삼으면 될 것이다.
하루 종일 굴곡이 없는 평탄한 길을 걷는 것보다 때로는 산을 넘기도 하고 물을 건너기도 하는 굴곡 있는 길을 가는 것이 덜 지루하다.
마찬가지로 인생에 있어서도 변화가 전혀 없는 삶 보다는 변화를 거듭하는 삶이 바람직하다. 변화 속에 자기반성이 있고 자기발전이 있을 수 있다.
평생을 아무런 변화 없이 산다는 것은 지루하고 따분한 일이지 않겠는가?
그럼으로 역경과 시련의 순간이 오더라도 주저 말고 언제나 힘차게 나아가고자 하는 신념과 용기를 잃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존재 의미를 더욱 알차게 해줄 것이다.
요즈음에는 지인들을 만나게 되면 모두가 어렵고 힘이 든다고 말한다.
어렵고 힘이 든다는 말이 동포간에 인사말이 되어 버린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우리는 역경과 시련 앞에서 더욱 불타는 역동적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하겠다.
얼마 남지 않은 올 한 해를 돌아보고 부끄러워할 것은 부끄러워하고 참회할 것은 진정으로 참회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한 해를 정리해 보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