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30주년을 맞은 한미은행이 지난 17일 나스닥 증권거래소에서 장 마감을 알리는 ‘클로징 벨’을 타종했다. 노광길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들과 경영진이 참석한 이날 타종식은 한미은행이 지난 2001년 1월29일 상장된 이후 첫 번째 행사로 15일 한미은행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나스닥 측으로부터 특별 초청을 받아 성사된 뜻 깊은 이벤트였다.
그러나 한미은행의 타종식 행사를 두고 한인 은행가에선 여러 가지 해석이 그럴듯하게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합병을 심도 있게 추진하고 있는 한미의 타종식이 은행의 30주년을 마감하는 등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한미은행의 30년사를 기리기 위한 행사였다는 해석을 내 놓았다. 또한, 합병과는 별도로 금융위기를 겪으며 어려운 고비를 넘긴 한미은행의 뚝심과 자부심, 그리고 은행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마음을 가다듬고 30년을 축하하기 위한 자축의 행사였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이렇듯 최근 한미은행의 합병문제는 은행자체의 발전을 위한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연일 은행권을 비롯한 한인 커뮤니티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6일 한미은행 본점에서 열린 전체이사회에서 한미와 윌셔의 합병과 관련해 어떠한 결론도 도출되지 못했다.
대부분의 은행 관계자들은 2012년 마지막 전체 이사회에서 윌셔와의 합병에 대한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는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예상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 것이다.
2012년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진행됐던 한미-윌셔 간의 합병설과 관련해 양측은 크게 부정하고 있지 않지만 시간을 끌수록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크다.
일단 한미-윌셔는 1월 말 2012년 4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있어 합병에 대한 논의가 길어질 경우 2012년 3분기 실적이 아닌 오는 1월말에 나오는 2012년 전체 실적을 토대로 양측이 다시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또한 시간이 길어질수록 두 은행의 자산건전성이나 부실대출과 관련한 양측의 이사회와 경영진사이의 이견이 커질 수 있고 한쪽 주가의 변동 폭이 커질 경우 합병과 관련한 협상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합병에 대한 논의가 장기화될수록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될 수 있다.
한미-윌셔의 경우 남가주 주요지역의 지점망이 상당부분 겹쳐 본사직원들 보다 지점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합병에 따른 정리해고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어 결국 이러한 심리적 요인이 은행실적에 그대로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은행이 합병을 선택하든지 독자생존의 길을 걷던지 양자택일의 결정권은 이사회에 달려있다. 물론 한미은행측이 계속 주장해온 것처럼 은행의 합병문제와 다른 옵션에 대한 결정사항은 단기간에 내리기는 무리일 수 있겠지만 현 상황에서 어떤 선택에 대한 결정이 장기화될 경우 은행성장을 위해 유리하지는 않을 것이다.
미주 한인은행으로 30년 역사를 정립한 한미은행의 타종이 새로운 시작을 위한 다짐인지 역사로 기록되기 위한 클로징 벨인지에 대한 은행 측의 신속한 결단력과 명쾌한 답변을 기대해 본다.
<김철수 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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