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싸움이 있을 줄 알고 모두가 숨어버린 텅빈 거리, 뜨거운 정오의 햇살 아래 외로운 보안관은 혼자 악당들과 맞서 싸운다.
뉴멕시코 주 해드리빌(Hadleyville)이라는 한 조그만 마을의 보안관 케인(게리 쿠퍼分)은 이제 보안관 직에서 은퇴하고 아름다운 신부 애미(그레이스 케리分)와 결혼식을 마치고 마악 신혼 여행을 떠나려는 순간이다. 그 때 한통의 전보를 받는다. 5년전 보안관 케인이 체포하여 감옥에 보냈던 흉악범 밀러가 사형을 면하더니 감형이되고 석방이 되어 이 마을로 돌아오면서 보안관에게 보낸 전문이다. “12시 정오에 도착하는 기차로 간다. 기다려라.”
이미 보안관 직을 떠난 케인으로는 이제 그 따위 전보를 무시하고 떠나면 그만이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하객들도 그 전문 내용을 듣고 “염려말고 그냥 떠나라”고 충고한다. 이 마을에서 악명이 높았던 부하 3명도 두목과 합세하여 보안관에게 보복하려고 기차 역에서 기다리고 있다.
방금 결혼식을 올린 신부의 간곡한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서부의 사나이는 고민한다. 목숨을 걸고 악과 정면으로 대결할 것인가? 아니면 그냥 피하여 떠날 것인가? 보안관 임무가 끝난 지금 악당이 마을로 돌아와서 무슨 짓을 하던 그건 이미 자기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 그러나 보안관 케인은 남아서 악당들과 대결하기로 맘을 굳힌다. 악의 도전에 등을 돌리는 비겁한 짓 따위는 이 서부 사나이의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인은 이 악당들과 싸우기 위해 도움이 될만한 사람들의 협조를 받으려고 하지만 아무도 도우려는 사람은 없었다. 그 흉악범에게 선고를 내렸던 판사가 먼저 도망을 가고 동료 보안관 역시 보안관 뱃지를 떼고 사임한다. 자기의 친한 친구도, 자기가 롤 모델로 삼았던 은퇴 보안관도, 그리고 교회에 가서 교인들에게 가서 도움을 요청해도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며 모두 피할 뿐이다.
물론 이 보안관의 노력과 봉사 때문에 마을의 평화가 그동안 유지되었음은 모두 다 안다. 또 이 보안관이 지금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자기 목숨을 걸면서 까지 보안관과 같이 싸워주겠다는 사람은 없다. 마지막까지 한 사람의 동지 조차 얻지 못한 상황에서 보안관 캐인은 두럽고 떨리는 마음으로 정오 12시 악당들을 맞아 싸운다.
나는 얼마전 동네 도서관에서 나의 대학교 입학식날 대학극장에서 보았던 이 영화 <하이 눈>을 우연히 찾았다. 입학식에서 당시 모교의 임영신 총장이 우리 신입생들에게 특별히 이 영화를 보여주면서 “용기있는 사람이 되라. 용기는 두려움과 고독함 가운데에서도 감히 義를 행하는 것”하고 하신 말씀하신 것을 기억하면서 영화를 다시 보았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이 가장 많이 본 영화가 바로 이 <하이 눈>이라고 한다. 어떤 악의 세력이 세계의 평화를 위협할 때, 따라서 세계의 보안관인 미국이 악의 세력과 결연히 맞서기로 결단을 내릴 때, 그런데 가장 가까운 동맹국이 반대하고 국내 대다수의 여론이 반대한다면, 그 역시 인간이라서 좌절이나 외로움 두려움을 느꼈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 때마다 대통령은 이 영화를 보면서 義에 대한 확신과 용기를 얻었을 것이다. 영화 <하이 눈>에서 처럼 악은 당당히 맞서 싸워 제압할 대상일 뿐 피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악을 우리가 피하면 피할 수록 집요하게 우리를 쫓아와서 우리를 쓸어 트리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의 첫째 임무는 국가와 국민을 보존하는 것이다. 이제 북핵을 포함한 민족의 생존을 위협하는 여러 악의 세력이 박근혜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다. 대통령께서는 용기를 가지고 나라를 뒤엎으려는 악에 세력과 당당히 맞서 싸우라는 격려로 이 영화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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