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마켓들의 가격 할인경쟁이 너무 치열하다. 소비자들이야 좋지만, 마켓 입장에서 본다면 정말 힘겨운 싸움을 벌이는 양상이다.
현재 한인마켓의 수는 한인타운 인근 9곳을 포함해 남가주 전역 약 30여개. 이처럼 포화상태에 다다른 한인마켓들의 생존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고객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혹은 빼앗기 위한 마켓들의 노력이 ‘마진 없는 할인’의 출혈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주말 한인타운의 한 마켓에서는 15파운드의 쌀을 5.99달러에 판매했다. 다른 마켓은 파 10단을 99센트에 내놨고 또 다른 마켓은 무를 20파운드에 99센트로 세일했다. 이들 마켓은 각각 지난주 주말 세일 아이템 선정에 성공한 케이스다. 타 마켓들 역시 같은 제품을 세일 품목으로 올렸지만 1달러 이상, 특히 야채의 경우 2배 가까이 이상 더 비싼 가격에 판매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속은 어땠을까.
마켓 관계자들은 “팔수록 손해였다”고 말했다. “역마진으로 내놓은 상품이라 구매 제한을 두긴 했지만, 그래도 1달러 이상 손해 본 셈”이라고 전했다.
물론 세일의 가장 큰 목적은 ‘이 마켓은 싸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고 다른 제품의 구매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마켓 관계자들은 그것도 ‘옛날이야기’라고 말한다. 최근에는 여러 마켓을 돌면서 세일 품목만 골라서 사는 ‘발품족’이 눈에 띄게 늘었기 때문이다.
세일 때 빠지지 않는 상품인 쌀과 간장, 참기름 등은 브랜드별로, 또 마켓별로 매주 세일을 돌아가면서 하고 있어 소비자들이 아예 세일가를 정상가처럼 인식하고 있기도 하다. 불과 몇 년 전에 비해 할인 폭도 훨씬 커지고 원가 이하로 판매하는 상품의 수도 2배 이상 늘어난 것도 문제 중 하나다. 마켓 관계자들은 “특히 쌀은 세일하지 않으면 판매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무리한 가격 경쟁은 마켓들을 경영난에 빠뜨리는 주요 이유 중 하나다. 원가 이하의 할인 경쟁으로 인한 손해를 박리다매로 메우기 위해 지점을 무리하게 확장하면서 악순환이 이어진다.
우리는 이미 마켓들이 무리한 확장으로 실패하고 어려움을 겪는 것을 직접 봐왔다.
경쟁의 방향을 바꾸어야 할 때다.
지난 6일 LA 타임스는 한 한인마켓의 어바인 매장을 아시안 스타일의 유기농 전문 매장이라고 소개하며 “홀푸즈 마켓으로 발길을 돌린 20~30대의 젊은 아시안 고객들을 흡수할 것”이라는 마켓의 야심찬 포부를 담아 보도했다.
물론 아직 오픈 전이라 정말 홀푸즈 마켓에 대적할만한지, 소비자들의 평가는 어떨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가격’이 아닌 다른 경쟁을 선택했다는 점에서는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할인 가격이 매주 바뀌는 것처럼, 소비자들의 마음도 함께 바뀌기 마련이다. 마켓마다 차별화를 통해 고유의 강점을 부각시키고 저마다 뚜렷한 색을 찾아 소비자들의 마음을 붙잡아두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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