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김정빈
무량사 법사
제가 한국에 있을 때 어느 택시 운전 기사로부터 들은 이야기입니다.
처음, 그 운전 기사는 기사 생활에 적응하느라 매우 힘이 들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침, 일하러 나오는 길에 껌을 두 통 샀습니다. 그런 다음 승객들에게 한 개씩을 드렸는데, 그러면 그에 대해 승객 쪽에서 무어라 말을 하게 되고, 그에 대해 기사도 대답을 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느 사이에 즐거운 마음으로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이 간단한 사례로부터 인간 관계에 대한 이치 하나를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안 그러신 분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이 택시 운전사와 승객 간의 관계를 경쟁자의 관계, 즉 이쪽에서 이익을 보면 저쪽에서 손해를 보고, 저쪽에서 이익을 보면 이쪽에서 손해를 보는 관계로 가정합니다.
이 가정은 마음을 긴장하게 만들고, 긴장은 두 사람의 만남을 서먹하게 만듭니다. 그렇지만 둘의 관계는 경쟁의 관점에서 보면 경쟁자 관계이지만 협력의 관점에서 보면 협력자 관계입니다.
두 사람은, 승객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 있을 뿐아니라 운전사를 돈을 벌게 해주어서 좋고, 운전사는 승객을 목적지에 빨리 도착할 수 있도록 도울 뿐아니라 돈까지 벌 수 있어서 좋은, 이른바 윈-윈의 관계일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협력자와 경쟁자에 둘러싸여 살게 마련이며, 협력자는 좋아하지만 경쟁자는 좋아하지 않습니다.
내가 나의 가족과 친구를 좋아하는 것은 그들이 나의 협력자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에게 내가 가진 것을 조건없이 주곤 합니다. 즉, 나는 그들을 좋아하는 나의 마음을 무언가를 주는 행위로써 표현합니다.
따라서 운전사가 승객에게 껌 하나를 주는 것은 나는 당신을 나의 협력자로 본다, 나는 당신을 좋아한다, 또는 나는 우리의 관계를 경쟁자가 아니라 협력자 관계라라고 생각한다는 표시가 됩니다.
그러니 상대방 쪽에서 어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두 사람의 관계는 순식간에 서먹함이 사라지고 친밀함이 생겨납니다. 그리하여 두 사람은 오붓하게 마음을 나누며 즐겁게 목적지까지 가게 됩니다.
남과의 관계에서 경쟁의 면만을 보는 사람이 될 것인가, 협력의 요소를 발견해내는 사람이 될 것인가. 이중 어느 편이 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
남과의 관계에서 협력의 면을 더 많이 발견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현명한 사람이며, 그런 사람은 삶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습니다.
그 패러다임의 전환에 의해 우리는 적과 경쟁자를 줄이고, 협력자와 우호자를 늘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그런 패러다임의 전환은 내 마음을 평화롭고 행복하게 바꿔 줍니다. 바꿔 말해서, 남을 협력자로 보는 마음은 그 자체로 이미 행복합니다.
제가, 껌 하나를 남에게 주는 작은 행위로부터 너무 큰 가치를 찾아낸 것일까요. 그렇지만 이것은 진실입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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