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케이블·위성 TV 끊는 한인 늘어 인터넷으로 주요 프로그램 시청
LA 한인타운에 거주하는 박모씨(46)는 최근 지난 2년 동안 TV 없이 생활하고 있다. 비즈니스 매출 감소로 생활이 빠듯해지는 상황에서 인터넷과 한국방송 서비스 등을 포함한 케이블 요금이 한 달에 150달러에 달하자 과감하게 TV 시청을 포기한 것이다. 박씨는 “퇴근 후 집에서 스포츠 중계를 보는 것이 큰 낙이었지만 높아지는 요금을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어 케이블을 중단하고 인터넷을 통해 주요 경기는 다시 보기로 시청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불편했지만 지금은 20여달러의 인터넷 사용료만 지불하고 한국방송 등 원하는 프로그램들을 대부분 시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몬테에 거주하는 이모씨(35) 역시 TV를 없애고 아이패드와 스마트폰으로만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다. 이씨는 “평소에도 자주 TV를 보지 않는데 요즘에는 아이패드를 통해서도 볼만한 콘텐츠가 넘쳐난다”며 “한 달에 적어도 130달러의 케이블 요금을 절약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같이 케이블 방송과 위성 TV 요금에 부담을 느껴 이를 해지하면서 ‘TV Free’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한인들이 늘고 있다.
한인들이 즐기는 한국 프로그램들은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 시청할 수 있으며 주요 스포츠 경기 역시 대부분의 경우 인터넷을 찾으면 생중계 사이트를 찾을 수 있다. 집에 TV가 없는 스포츠팬들은 월드컵이나 류현진 경기를 타운 내 스포츠 바나 레스토랑에서 쉽게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케이블 서비스를 신청할 필요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나 P2P 사이트들을 통해 한국의 유명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들을 보고 있으며 디지털 안테나만 설치하면 무료로 한국 주요 방송국들의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기 때문에 케이블 가입의 중요성이 점점 희석되고 있다.
주류사회에서도 TV 수상기를 통해 TV를 보지 않는 이른바 ‘제로TV’ 가구가 500만가구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7년의 200만가구보다 크게 증가한 것이다. 8일 발표된 시장조사업체 닐슨의 조사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전국 가구수는 97만4,000가구가 증가했지만 케이블이나 위성방송 등 가입자는 4만6,000가구에 그쳤다.
케이블 가입 포기나 해지한 시청자 대부분은 갈수록 케이블 요금이 너무 비싸다고 느끼고 있으며 인터넷을 통해 충분히 TV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미디어 환경이 이 같은 경향을 부추기고 있다.
전미방송국협회(NAB)도 지난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방송 전시회에서 ‘제로TV’ 가구와 관련해 심도 있게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그램 제작자나 망 사업자들은 온라인 영상 제공업체를 통해 시청자들의 시청 습관을 파악하고 웹사이트, 애플리케이션 등에 대한 광고를 통해 이들 ‘제로TV’ 가구로부터 수익을 올리고 있는데 비해 방송국들은 아직도 전통적인 TV방송을 통해서만 수익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방송국의 입장에서는 현재 최신 플랫폼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이들 가구에서 나오는 수익을 얻을 수 없는 처지이다.
NAB의 대변인 데니스 와튼도 “태블릿이나 랩탑, 자동차 뒷좌석에 설치된 TV와 같은 다양한 기기에 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백두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