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 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말들이 한국에서도, 미국에서도 오고간다. 그러나, 그것은 봉급도 많이 받고, 듣는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기업의 회사에 다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다.
신문에 난 기사를 읽어보니, 실리콘 벨리에 있는 어떤 회사들이 사원들을 위해서 ‘무료 바비큐, 스시 바, 마사지 룸, 다양한 운동기구, 비디오 게임 룸, 무료 세차장. 산책할 수 있는 하이킹 트레일. 핑퐁 테이블, 등등… 을 회사내에 설치하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서 그런 시설들을 만든다고 한다. 비싼 신제품을 많이 만들고, 그것들을 팔아서 봉급도 많이 주고, 직원들을 위해서 만든다는 시설은 듣기만 해도 부럽기 짝이없는 이야기다.
그와는 반대로 최저 임금을 받는 직업은 대부분 특별한 학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어서, 찾기도 쉽고 살고 있는 곳에 가까운 장소에서 직업을 구할 수도 있다. 우선, 흔히 우리가 싼 값에 물건을 살 수 있는 곳을 더듬어 보자. 그곳에서 파는 물건들은 싼 임금을 주는 곳에서 만들어진 제품들로 가득 하다. 그 물건들을 보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이윤을 남기는’ 상업의 법칙이 철저하게 이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생산에서 판매까지 저임금을 지불하고 대량으로 만들기 때문에 물건값이 쌀 수 밖에 없고, 손님들은 당연히 값이 싼 곳을 찾아간다. 수지타산이 잘 맞으니, 도처에 새로 문을 여는 매장의 숫자가 늘어나서, 해외에도 지점이 수두룩하다. 지점이 많아질 수록, 생산과 판매의 과정에서, 직원의 숫자는 점점 늘어나게 된다. 그리고 그 연결의 고리는 저임금을 받는 직원이 많을 수록, 회사는 더욱 많은 이윤을 내게 될 것이다.
최저 임금으로는 생활을 하기가 어려우니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임금을 올리면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영업을 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저 임금은 작은 자영업자들이 주는 봉급의 형태이기도 하지만, 기업형의 체인점에서도 최저 임금이 지불된다.
그러나 기업형의 경쟁자에게 밀린 영세업은 어쩔 수 없이 최저임금을 주거나, 그나마 파트타임의 직원을 쓰기도 한다. 그것은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영세업자가 많기 때문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대기업과 경쟁을 해야하는 딱한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그러므로, 요즈음은 문을 닫아버린 자영업자의 수가 자꾸만 늘어난다.
요즈음 우리들은 아무 곳에나 거처를 정하고, 아무 것이나 먹는 시대를 살고 있지 않다. 입는 것이야 얼마든지 지출을 줄일 수는 있어도, 주거비는 기본적으로 너무 비싸다. 뿐만 아니라, 위험한 곳에서 산다는 것은 겁나는 세상이기도 해서, 지역을 따지다 보면 주택을 소유하거나, 하지 않거나 상관없이 비싸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생활비 이외에도 늘어나는 다른 지출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직업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적인 투자도 만만치 않다. 차가 있어야하고, 차가 움직일 유지비가 있어야 하고, 전자기기가 있어야 하고, 부끄럽지 않은 복장도 필요하며, 직장에 가까운 집도 있어야 한다. 아이들의 교육을 위해서도 투자를 해야하는 현대의 생활은 모든 것이 돈과 연결되어 있다. 은퇴자금은 커녕, 최저 임금을 올리느냐 마느냐 거론하는 제도는 어쩐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를 않는다.
누구인들 직원에게 봉급을 많이 주고 싶지 않을 것인가. 자영업자인 나는, 저임금을 받아가는 직원들에게 언제나 미안하다. 그러나 어쩌랴. 사업을 유지하기 위한 지출 중에서 가장 비중이 나가는 것이 역시 인건비인 것을…. 최저 임금이란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어쩌지 못하는 사슬과도 같다. 이 굴레에서 출구는 과연 어디쯤에 있는 것일까.
4월의 봄. 날씨는 여전히 화창하기만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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