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전날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을 ‘테러 행위(act of terrorism)’로 규정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이는 극악무도하고 비겁한 행위(heinous and cowardly act)"라면서 "폭탄이 무고한 시민을 겨냥했다면 이는 테러 행위"라고 말했다.그는 그러면서 "연방수사국(FBI)이 이번 테러 행위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우리 국민에게 해를 입히는 이는 그게 누구이든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그는 다만 "누가 이런 공격을 했는지, 왜 했는지, 테러 집단에 의해 계획되고 실행됐는지, 국내 세력인지 외국 세력인지, 악의를 가진 개인의 소행인지 등은 아직 알지 못한다"면서 "사건의 전모를 밝혀내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미국 국민은 공포에 떨지 않을 것"이라면서 "어제 폭발 직후 전세계가 목격한 것은 영웅적인 행동과 친절과 관용과 사랑이었다"며 희생자ㆍ부상자 구조에 협력한 시민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이밖에 "나는 행정부에 미국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보안조치를 취할 것을 지시했다"면서 "무엇이든 의심스러운 것을 보면 신고해 달라"고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사건을 ‘테러’로 규정함에 따라 최근 9ㆍ11 테러 이후 벌였던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을 종식하는 분위기였던 미국의 안보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 3명의 사망자들
아빠 응원나온 8세 아들
29세 여성 레스토랑 매니저
중국계 보스턴대학원생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발 테러로 인한 사망자 3명의 신원이 모두 확인됐다.
보스턴 경찰은 매사추세츠주 메드퍼드에 사는 크리스틀 캠벨(29·여)이 사망했다고 16일 전했다.
레스토랑 매니저인 캠벨은 사고 당시 친구인 캐런 랜드와 함께 현장에 있었으며, 대회에 출전한 랜드의 남자친구가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을 사진 찍으려다 변을 당했다.
사고 발생 12시간이 지나서야 딸의 사망 사실을 알게 된 캠벨의 모친인 패티 캠벨은 기자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 도무지 말이 되지 않는다"며 감정에 북받쳐 말했다.
캠벨에 이은 세 번째 희생자는 보스턴대학에 다니는 중국계 대학원생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스턴대 측은 이날 오후 성명에서 희생자가 친구 2명과 결승선 부근에서 경기를 관람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학교 측은 그러나 희생자의 부모가 동의하지 전까지는 그의 이름이나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앞서 경찰은 경기에 출전한 매사추세츠주 돌체스터 출신 8세 소년 리처드가 사망했다고 밝혔다.리처드는 사고 당시 경기에 출전한 아빠를 응원하려고 가족들과 함께 결승선 근처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 인터넷 장난.사기 주의보
보스턴 폭발 참사현장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가족의 안전 확인 등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지만 이를 이용한 장난이나 사기행각에 대한 주의가 요망된다고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16일전했다.
이에 따르면 보스턴 참사가 발생한 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트위터 ‘@_BostonMarathon’ 계정에서 "리트윗을 받을 때마다 1달러 씩 기부하겠다"고 트윗을 전송됐다.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트위터 이용자들 가운데 일부는 곧바로 이 트위터 계정이 가짜라고 폭로했다. 이어 공식적인 트위터 계정 ‘@BostonMarathon’과 달리 ‘@와 Boston 사이에 ‘_(밑줄표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이용한 인터넷 사기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도메인 관련뉴스를 소개하는 웹사이트 ‘도메인스’는 이번 참사직후 최소한 70개의 ‘문제가 될 수 있는’ 도메인이 새로 생성됐다고 전했다.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주로 희생자들을 위한 기부를 받는 사이트처럼 보인다. ▶’보스턴마라톤릴리프닷컴’(bostonmarathonrelief.com) ▶’보스턴마리톤빅팀펀컴’(bostonmarathonvictimfund.com),▶’보스턴마리톤빅팀스릴리프펀드컴’(bostonmarathonvictimsrelieffund.com) 등이 있다.
■ 전국 닷새간 조기게양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16일 보스턴 마라톤대회 폭탄 테러의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닷새간 조기를 게양할 것을 지시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발표한 포고령을 통해 "지난 15일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발생한 무분별한 폭력행위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백악관을 비롯해 미국 영토 내에 있는 모든 공공건물과 군대, 기지, 해군함정 등의 성조기를 오는 20일 일몰 때까지 조기로 게양할 것을 명령한다"고 밝혔다. 그는 외국의 대사관, 공사관, 영사관 건물과 군부대, 해군함정, 기지 등에서도 조기를 달도록 명령했다.
■ "사우디 남성·알 카에다 연루 정황 없어"
보스턴 마라톤 결승선 근처에서 폭발물이 터질 때 수상한 행동을 했다는 목격자 진술에 따라 당국의 조사를 받아온 사우디아라비아 국적의 20대 남성이 용의 선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국제테러조직인 알 카에다와의 연관성도 일단 배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CNN 방송은 16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정 남성에 대해 수사 당국이 무혐의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도했다. 올해 20세로 유학비자를 받고 입국한 이 남성은 현장에서 한쪽 다리를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그가 폭발 당시 의심쩍은 행동을 했다는 제보에 따라 당국에 사실상 구금된 채 조사를 받아왔다.유력한 용의 세력인 알 카에다가 용의선상에서 일단 배제됨에 따라 이번 사건은 오바마 정부에 불만을 품은 미국내 자생적 급진세력이나 사회 부적응자의 소행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 SNS 루머 "폭탄테러가 북한 소행?"
폭발이 발생한 직후 온라인상에서는 일부 미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이번 보스턴 폭발사건이 북한의 소행이라는 루머가 떠돌았다. 이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Twitter)에 만들어진 보스턴 폭발사고 희생자 추모 게시판 등에 “보스턴 폭탄테러는 북한의 짓이다”, “북한이 이번 폭탄 테러 사건을 일으킨 것이 틀림없다”, “북한이 폭탄을 터트렸다. 전쟁을 시작할 시간이다. 미국은 북한을 공격해야 한다” 등의 글을 올려 한인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했다.
■ LI마라톤 대회 비상사태 돌입
보스턴 폭발사건으로 추후 마라톤 대회가 개최되는 뉴욕 곳곳이 비상사태에 돌입했다.롱아일랜드 낫소카운티 경찰은 5월5일에 개최되는 롱아일랜드 마라톤 대회에 보안을 강화하기위해 17일 긴급회의를 갖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번 긴급회의에서 올해 마라톤 대회의 구간을 변경하는 문제와 폭발물 탐지견을 대거 동원하는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올해 40주년을 맞이하는 롱아일랜드 마라톤 대회는 매년 6,000명 이상의 선수가 참가하는 대규모 마라톤 대회로 폭발사고가 발생 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버팔로 마라톤 대회 관계자들도 이날 성명을 발표하고 5월26일 열리는 대회 기간 동안 경찰과 안전요원 등을 배치해 보안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진우·천지훈 기자 ·오경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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