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인터넷에서 프랑스 고등학교 졸업 시험이라며 실시간 검색어에 대두되면서 사람들에게 큰 이슈가 되었다. 서술형식의 답을 요구하는 문제였는데 그 중 가장 인상적인 질문이 몇 개 있었다. ‘꿈이 필요한가,’ ‘무엇이 비인간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는가,’ ‘진실에 저항할 수 있는가’ 등 총 6과목으로 나눠 인간, 인문, 예술, 과학, 정치, 그리고 윤리에 관한 문제였다. 고등학생이 답하기엔 조금 철학적인 질문들이 많았지만 한번쯤 사회를 맞닥뜨리는 어른이 되기 전에 생각해 볼 수 있는 질문이었다.
우리나라 신문 사회면의 30%는 청소년 흡연 또는 학교 폭력, 성폭행 등 자극적인 사건사고가 채워져 있다. 반 친구들 중 한명을 대상으로 정신적 및 육체적 폭력을 가하는 학생들과 그걸 제지하기 위해 경찰이 출동하는 학교의 잔상은 결코 배움의 장소라고 할 수 있는 곳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모습은 아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아무렇지 않게 저지른 일은 아무리 질풍노도의 사춘기 소년 소녀들이라고 해도 때론 경악스러운 이면을 보여주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비록 1년 남짓한 시간이였지만 내가 고등학생일 때 수업시간에 잠깐 해주시는 선생님의 이야기, 친구들과의 수다, 담임 선생님과의 소통 등 아직까지 나의 감성을 자극하는 많은 추억이 쌓이는 시간이었다. 그런 시간을 수능 내신 성적을 위해 암기력과 대학입시에 대한 압박만으로 보낸다면 배운 것을 다시 곱씹으며 잘못과 잘잘못에 대해 깨우쳐 가는 시각이 없어지진 않을까 우려된다. 시를 행간을 따져가며 외우고 문학을 공부하는데에 있어서 그 감성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지은이의 의도를 파악하고 시험 출제자에 맞춰 공부한다면 수능이 끝나고 내신 성적을 받고 나서 이들에게 남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문학을 통해 감성을 익히고 역사를 통해 삶의 지혜를 배우고 도덕을 통해 어른으로 성장한다. 그런 문학, 역사, 도덕을 외우고 정해진 틀 내에서 모범 답안 요소를 집어 넣어 써내려 간다면 나중에 인생을 살면서 무엇을 배웠는지 무엇을 느꼈는지 기억이나 할 수 있을까. 도덕은 외우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면서 깨우치는 것이다. 옛날 학부모님들은 항상 ‘우리 아이를 인간으로 만들어 달라’고 말씀했다. 그러나 더 이상 그런 것을 바라는 부모님은 안계신다. 등급제로 바뀌는 그 순간부터 학생은 착한 아이, 성실한 아이, 의리있는 아이가 아닌 공부 잘하는 또는 못하는 아이, 언어영역과 사회탐구를 몇 등급 받는 아이로 불려진다.
학교 교실에서 아직 성숙하지 못한 아이들끼리 일어나는 왕따의 문제가 대학교 강의실 더 나아가 회사 내에서도 흔히 일어난다는 신문기사에 많이 당혹스러웠다. 그 뒤를 이어 모 대기업 임원이 기내에서 소란을 피웠다는 소리에 사회가 무서워졌다고 느꼈다. 사람들은 왜 이런 어른들의 상식적이 못하고 예의가 없는 사건 사고가 우리의 사회면을 채우는지 고민한다. 경찰의 진압, 벌금, 그리고 사회적 질타가 아닌 인성의 기본인 도덕성을 다시 가르치는 사회로 돌아갈 때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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