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사 기대원 주지모든 인간은 신분이나 계급과 피부색깔에 관계없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났다. 이는 불란서 혁명을 불러온 인권선언이 아니라 인류의 빛이요, 스승이신 석가모니 붓다의 인간관이었다. 기원전 6세기 인도사회는 인류사에 그 전례가 없을정도로 인간을 계급의 굴레 속에 묶어 놓고 있었다.
당시의 사이비 지식계급인 바라문들은 민중의 무지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인간을 불평등의 구조로 몰아넣고 있었다. 그러면서 계급은 신의 뜻이라고 세뇌하였다.
이러한 사회상을 고발하는 양심의 상징으로 부처님은 인도 역사 안에 등장하였다. 부처님은 인간을 불평등의 구조로 얽어매고 있는 계급제도야 말로 인간 사회에 있어서 최대의 악이라 보고 있었다.
인간이 자신의 선택이나 의지에 관계없이 제도나 관습에 의해 불평등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그 삶 자체가 비극일 수밖에 없다. 중생(衆生)의 고(苦)를 해결하시고자 했던 부처님은 당시의 계급제도를 사회악으로 규정하셨고, 계급제도를 주장하는 사람들에게는 세찬 비판을 가하였다.
그리고 무지 때문에 자신이 처한 상황을 운명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중생들을 향하여 모든 인간이 평등함에 눈 뜨라고 말씀하셨다.
당시의 사이비 지식계급이었던 바라문들은 인간을 계급으로 평가하였지만 부처님은 인간이 인간을 평가할 수 있는 길은 그가 태어난 가문이 아니라, 각자마다 그 자신의 행동이라고 하였다.
그래서 부처님은 계급과 신분의 차별을 고집하는 자들에게 인간은 태어난 가문으로 훌륭한 사람이 되고 천한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신의 행실에 따라 천한 사람도 되고 훌륭한 사람도 된다고 일깨웠다.
부처님께서는 계급은 인간이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사회적 산물이라 보았다. 그 사회의 지배계층인 바라문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보장받고 영속화 시키기 위하여 신의 권위를 앞세우고, 계급제도를 부정하는 사람들에게는 신의 심판을 앞세워 위협하였다.
부처님 시대의 민중을 고통 속으로 몰아 넣었던 계급제도는 무지한 대중에게 신의 이름을 빌려 굴레를 씌우려는 지배계층의 음모에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부처님은 이 허구의 굴레를 벗어나게 하고자 대중들에게 항상 깨달음을 강조하셨다.
부처님은 계급에 따라 각기 다른 인격이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일깨우고자 공( 空 )사상과 무아(無我)를 역설하였다. 부처님은 무아를 앞세워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인격적 대우를 받으며 살아야 할 권리가 있음을 일깨웠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귀하게 여기듯 타인의 존재도 소중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이러한 부처님의 사상은 모든 중생 속에 부처의 성품이 있다는 대승불교의 중생관( 衆生觀 )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든 중생은 부처가 될 근본을 가지고 있으니 생명 그 자체는 공경과 신비의 대상으로 받들어지고 섬겨야만 한다는 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부처님처럼 지배계급에 속한 자만이 깨달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 나아가 모든 생명이 부처님과 똑 같은 자질을 갖추고 있다는 선언이었다. 비록 낮은 계급에 속해 무지 속에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신에게 복종해야 할 노예로 태어나지 않았으며, 상위 계급에 맹목적으로 복종해야 할 의무를 운명적으로 지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였다.
인간이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배운 자나 힘 있는 자들에게 수단화 되어서는 결코 안 될 일이며, 만일 자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배우지 못한 이들의 어리석음을 수단으로 이용하는 자들이 있다면 그들이야말로 가장 반인륜적인 자들이며, 비인간적인 범죄적 행위를 일삼는 자라 할 것이다.
불교 역사는 바로 인간이 인간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내고자 노력한 발자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사회 속에서 그 누구보다도 인간에 대한 존엄 심과 평등에 자각이 투철 해야 하고, 역사를 보는 눈이 예리해야 하겠으며, 나아가 사회 정의를 실현하려는 신념을 확고히 갖고 실천해 가는 것이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의미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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