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지도자라도 나타났는지 아니면 노조라도 형성되기 시작 했는지 그 많은 근해 정어리 떼들에게 변화가 오기 시작한다. 마치 데모라도 하듯 정어리 무리가 하나 둘 여기에서 떠나기 시작 한다. 그리고 데모가 커지고 ‘위대한 엑서더스’ 가 늘어나면서 선착장 골목길에 자리 잡은 통조림 공장들은 하나하나 문을 닫기 시작한다. 이윽고 어느 순간 No More. No Nothing! 이름 그대로 폐허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그러나 폐허의 텅 빈 골목길도 잠깐뿐 하나둘 새로운 생명이 싹 트기 시작한다. 호텔이 들어서고 식당이 들어서고 각종 기념품 가게들과 극장 등등이 허물어진 공장을 대신해 태어난다. Cannery Row.
존 스타인벡이 써준 같은 이름의 소설로 더 유명해진 이곳이 지금은 여행지의 명소로 빼놓을 수 없는 몬트레이의 자산이 되었다. 짤막한 역사다. 참으로 그림폭 같이 아름다운 해안 골목길의... 60년대 이곳 식당 두 곳이 머리에 떠오른다. Kalisa’s. 라트비아 태생으로 독일계 엄마에게 태어난 Kalisa 가 이곳에 이주한 후 자신의 이름으로 간판을 걸고 개업한 식당이다.
존 스타인벡의 생전 마지막 Cannery Row 방문 때 만나 밤새도록 이야기꽃을 피웠다는 이 아줌마는 ‘The Queen of Cannery Row’ 로 더 알려질 만큼 이곳의 터줏대감, 아니, 마님 이었다. 고객의 주머니가 비었어도 먹을 것 마실 것 듬뿍 채워주는 이 아줌마가 운영하는 명소, 여기를 시간만 나면 자주 갔었다. 거기를 가면 당시 DLI 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미국 군인 친구들과 놀 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맥주잔을 기울이며 생활 한국어를 가르치는 한국어 선생님이 되는 거다. 그때로 부터 몇 년 전 서울 이곳저곳 생맥주 집을 순회 하면서 AFKN 아나운서들과 어울려 영어를 배우던 추억을 되새기는 그런 분위기. Outrigger.
본란에 한두 번 언급 했을 줄 로 안다. 폴리네시안 스타일 식당으로 캐너리 로우에서, 아니 어쩌면, 몬트레이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중의 하나이었을지도 모르는 그만큼 잘 나가는 식당이었다.
항상 여행객으로 붐비는 이곳이었지만 특히나 Bing Crosby Pro-Am 골프 토너먼트 주말에는 그야말로 발 디딜 틈도 없는 이곳. 미국 각 분야 명사들로 온천지가 붐빈다. 아놀드 파머, 잭 니컬러스, 쌔미 데이비스 주니어, 잭 레몬, 킴 노백 그리고 로렌 바콜. 기라성 같은 많은 이들의 많은 칵테일 술잔이 나의 손에서 이들의 손에 넘어갔다. 그리고 그 행사가 있는 주에는 영락없이 비가 왔다.
그러나 추억의 주인공은 이들이 아니라 소박한 어느 노신사에게로 간다. 이름도 기억 하고 그 노인의 모습은 더더욱 생생하다. 그러나 가명을 쓴다.
로버트 크레이머.
한국전에도 참여했던 미 육군 퇴역 장군. 캐너리 로우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차려 놓고 소규모 무역을 한다고 했다. 주말에 가끔 라운지 바를 찾는다. ‘Bourbon and Water.’ 그가 마시는 칵테일. 그의 주머니에는 아침마다 20달러짜리 지폐 5장이 들어있다고 한다. 그의 마님이 넣어주는 하루의 용돈. 식당에서 그의 인기는 대단했다. 이유야 물론 간단하고...
그가 수수께끼를 하나 우리들에게 주었다. 즉, 어느 괴팍한 마을이 하나 있는데 주민의 반은 거짓말을 하고 나머지 반은 바른말을 한다고 했다. 이 마을을 찾은 어느 여행객이 주민한사람에게 길을 물어 자기가 원하는 답을 얻어낼 수 있었다고 했다. 어떻게? 진실로 얻는 대답의 확률은 분명 50% 인데도...
이게 수수께끼였다. 도대체 어떻게 한사람에게 한 번의 질문으로 진실을 얻어낼 수가 있었을까? 지금 이글을 쓰는 순간도 머리를 갸우뚱 한다. ‘과연 답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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