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플랜 선택은 이래저래 ‘돈의 문제’
▶ 매달 내는 보험료 낮추려면 결국 자기부담 높일 수밖에 웬만한 병은 인터넷 사이트 뒤지며 자가진단 따라 치료 유사시 대비 세제혜택 있는‘건강저축 계좌’개설 해둘만
앨리스 마리 프랜시스는 인터넷에 의존해 자가진단을 한다. 개인 보험을 갖고 있지만 디덕터블이 너무 높기 때문에 병원 출입을 가급적 자제한다.
의료보험을 선택하는 일은 성가시고 짜증스럽다. 이것저것 고려해야 할 사항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다면야 적지 않은 시간 품을 팔며 골치를 썩일 필요가 없겠지만 개인 보험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은 열이면 열 모두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다. 단 한 푼이라도 절약하기 위해 애면글면하는 서민들이다. 개인 의료보험을 구입할 정도면 분명 빈민층에 속한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프리미엄이나 디덕터블을 생각하지 않고 커버리가 좋은 보험을 덜컥 구입할 만큼 여유로운 입장도 못된다. 따라서 보험을 구할 때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돈이다.
어떤 플랜을 골라잡느냐는 내 주머니에서 얼마의 돈이 나가는지에 좌우된다.
남가주 버뱅크에 거주하는 앨리스 마리 프랜시스(51)의 경우가 좋은 본보기에 속한다.
인터넷으로 의료보험 샤핑에 나선 그녀는 심사숙고한 끝에 디덕터블이 높은 보험을 선택했다.
디덕터블이 높은 보험은 상대적으로 매월 납부해야 하는 프리미엄이 낮다. 하지만 실제로 보험을 사용해야 할 때 자기 주머니에서 나가는 비용이 많다.
매월 그녀가 지불해야 하는 보험 프리미엄은 123달러로 ‘저렴’하다. 그러나 디덕터블이 3,300달러이기 때문에 일단 병이 들면 보험 적용을 받기 전에 이 액수만큼을 자비로 부담해야 한다.
보험에 가입하고서도 프랜시스가 의사를 만나거나 병원 가기를 꺼려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대신 그녀는 몸이 불편할 때마다 인터넷을 뒤져 자신의 증상이 어떤 병증에 해당하는지를 따져본다. 자가진단을 하는 셈이다.
병원 신세를 지지 않기 위해 건강에 남달리 신경을 쓰는 것도 높은 디덕터블을 의식하기 때문이다.
높은 디덕터블을 요구하는 플랜은 사실 나이든 사람에겐 적합지 않다.
몸이 튼튼해 병원에 갈 일이 별로 없는 젊은이들이라든지 정기적으로 의료비를 지불하는데 큰 부담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소득을 올리는 사람들에게나 적합한 플랜이다.
손에 쥔 현찰이 많지 않은 프랜시스에게 디덕터블이 높은 플랜은 ‘잘못된 선택’이다. 하지만 프랜시스처럼 경제적 여유가 없는 사람들이 이처럼 디덕터블이 놓은 보험을 주로 선택한다.
몸이 아프거나 부상을 입어도 웬만하면 참아 넘기려는 것이 이런 종류의 보험을 선택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어번 인스티튜트의 이코노미스트이자 시니어 펠로우인 린다 블룸버그는 낮은 디덕터블에서 높은 디덕터블을 요구하는 보험으로 바꾼 사람은 상당히 주의를 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이전 수준의 의료혜택을 누리려면 이중삼중의 보호막을 설정해 놓아야 한다.
무엇보다 아플 때 마음 놓고 병원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비상금을 마련해 두어야 한다.
아니면 디덕터블의 올무에 묶여 프랜시스의 경우처럼 의료보험을 갖고 있으면서도 인터넷에 의지해 자가진단이나 하기 십상이다.
이들에게 보험은 그야말로 막판 상황에서만 꺼내드는 ‘마지막 카드’다.
프랜시스는 벌써 수년째 유방암 검사를 걸렀다.
유방암 검사와 같은 예방적 치료는 보험의 종류에 상관없이 대부분 무료이기 때문에 디덕터블 조항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몰랐던 탓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의료개혁법에 따라 보험 환자가 의료비를 전혀 부담하지 않는 예방적 치료의 범위가 확대됐으나 이를 모르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인터넷 사이트인 HealthCare.gov로 들어가면 어떤 예방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는지 상세히 나와 있다.
디덕터블로 처리되는 의료 서비스와 환자 본인이 자신의 주머니에서 지급해야 하는 한도액이 얼마인지를 확실히 알아두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또 하나 염두에 두어야 할 일은 반드시 자신의 보험 플랜 가맹자 네트웍에 속한 의사를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보험 플랜 네트웍에 가입한 의사나 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면 디덕터블이 걸린 상태라 해도 보험 할인율이 그대로 적용되기 때문에 환자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디덕터블이 높은 보험을 가지고 있다면 건강저축 계좌(HSA)를 개설하는 것도 한 가지 방책이다.
HSA는 건강보험 플랜에 가입한 사람이면 누구나 열 수 있으며 2013년 기준으로 개인의 경우 연간 3,250달러, 가족단위로는 6,450달러까지 적립이 가능하다. 또 55세 이상이면 매년 1,000달러씩 적립금을 추가할 수 있다.
적립금은 직장 은퇴연금인 401(k)와 마찬가지로 과세대상 소득에서 제외된다. 인출한 적립금은 과세대상 소득으로 분류되나 치과치료, 병원방문, 안경이나 처방약 구입 등의 용도로 사용될 경우에는 세금이 면제된다.
국세청 공지사항 502호(IRS Publication 502)를 찾아보면 어떤 경우에 세금을 내지 않고 적립금을 인출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다.
또 하나 유념해야 할 것은 동일한 시술이라 할지라도 의료 경비가 병원에 따라 심한 편차를 보인다는 사실이다.
동일한 보험사와 계약을 체결한 인-네트웍 소속 병원들 사이에서도 의료비 차이가 존재한다.
비영리기관인 캐털리스트 포 페이먼트 리폼(Catalyst for Payment Reform)에 따르면 대장내시경 검사비는 시술자에 따라 최고 1,000%의 편차를 보인다. 의료보험 플랜을 구입할 때 장보기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같은 가격 편차다.
현재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자체적인 가격 비교 도구를 제공한다. 또 웹사이트인 페어헬스 컨수머 닷오그(FairealthConsumer.org)는 거주 지역의 의료비를 추산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프랜시스의 주치의는 인터넷이다. 몸에 이상증세가 나타날 때마다 그녀는 의사를 찾지 않고 웹사이트를 뒤진다.
“높은 디덕터블 탓에 늘 자가진단에 의존한다”는 그녀는 “내 가장 좋은 벗이자 주치의는 인터넷”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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