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의 놀라운 발전에 참전용사로 무한한 보람”
매년 한국정부 초청에 감사
한국전 참전용사 리처드 히가 옹
6.25로 기억되고 있는 한국전쟁 정전 60주년을 맞아 지난달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하와이 한국전 참전용사들을 인솔해 현충원과 판문점, 그리고 각 전투지구를 돌아보고 온 리처드 히가(82)옹을 만나 보았다.
올해로 30회째를 맞는 한국정부의 한국전쟁 참전용사 초청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 온 히가 옹은 1950년 11월 인천에 도착해 서울대에 구축된 기지 내에서 통신병으로 근무하다 중공군 참전으로 수십 만 명의 피난민들과 함께 서울에서 철수했던 당시의 상황을 회고 했다.
히가 옹은 서울에 유일하게 남아있던 교량이 너무 일찍 폭파돼 남은 시민들이 얼어붙은 한강을 건너다 논두렁에서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 했지만 할당된 군용 차량들도 피난민들로 만원을 이뤄 더 많은 이들에게 도움을 주지 못했던 점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전쟁이 발발하자 하와이에서는 호놀룰루에서 힐로, 와일루쿠, 와이나쿠, 리후에, 라하이나, 카네오헤, 콜로아 지역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지역마다 병사들이 참전을 자원했고 인구대비로는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지역으로도 기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하와이 출신의 장병들은 이민사회 특유의 다양한 문화와 전통을 공유하며 전우애를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알로하 오에’를 함께 부른다거나 김치나 스팸 무수비와 같은 별미를 먹어 보지 않았다면 하와이 출신이라 할 수도 없다고 공공연히 말할 정도로 하와이 출신 참전용사들의 애향심은 남달랐다는 것.
당시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젊은이들은 하와이를 떠나 보다 넓은 세상을 체험 해 보고자 하는 열망이 강했고 이런 상황에서 국가의 부름과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징병에 응했다고 당시를 회고하며 "우리 세대는 반전시위를 벌이거나 징병을 피하기 위해 캐나다와 같은 타국으로 도피한다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세대"라는 점을 강조했다.
히가 옹이 처음으로 한국을 다시 찾은 것은 하와이주립대를 졸업하고 하와이언 텔레콤에서 근무하던 1970년대 당시로 한국과 호놀룰루를 잇는 해저 통신케이블을 설치하기 위한 방문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1993년 한국전참전용사 방한 프로그램에 첫 참석한 이후 올해까지 꾸준히 방문단을 인솔하고 한국을 찾을 때마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는 모습에 한국인들의 저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매년 방한 프로그램마다 참가 전우들에게 ‘이봐, 전쟁 당시에는 폭격으로 교량들이 남아나질 못했지만 이번에 한강 위에 다리가 또 생겼어. 다리가 늘어난 숫자만큼 한국이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해’라고 말해주고 있다는 히가 옹은 특히 곳곳마다 즐비하게 늘어선 고층 건물들, 깔끔하게 단장된 도로에서 더 이상은 전쟁 당시의 처참했던 모습을 볼 수 없었고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한국산 전자제품들, 자동차, 세계 1위의 조선업, 그리고 80대에 접어든 한국전 참전 전우들도 잘 알고 있는 가수 싸이의 ‘강남 스타일’ 등을 통해 경제성장은 물론 이제 문화선진국의 반열에도 오른 한국의 위상을 실감하고 있다”며 먼저 간 동료 전우들의 희생이 헛된 것이 아니었음에 큰 보람을 느끼고 개인적인 삶에서도 자신의 한국전 참전이 큰 의미가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히가 옹은 소속된 미 한국전 참전용사회 하와이 제1지부(KWVA Hawaii Chapter 1)가 7월 회원들이 한국전 참전 당시의 상황을 그린 회고록 모음집 ‘Korean War: KWVA Chapter 1’을 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업은 이제 고령에 접어들어 그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전우들의 추억을 남길만한 뜻 깊은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김민정기자>
<사진설명: 지난 달 한국을 방문하고 돌아 온 히가 옹이 판문점 방문 당시 사진을 공개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