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A·라스베가스 등 외부 투자자금 대거 유입 모기지 금리 오름세… 시장 전망 매우 어려워
부동산 경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S&P/케이스-실러 지수를 개발한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사진)가 미국 주택시장에 거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실러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 영국 이코노미스트 등 주요 경제언론과 인터뷰에서 “지난 14개월간 집값 상승세를 지켜본 결과 현재 주택시장에 거품이 시작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택 가격이 계속 강세를 보이면 건설업체들이 신중함을 버리고 붐에 올라타려고 할지 모른다”며 “지난 몇 주 동안 많은 언론사에서 주택 가격 상승을 대단한 기사 거리로 삼기로 결정하면서 버블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 지수(20대 도시 기준)는 4월에 예상보다 높은 1.7% 상승률을 나타냈다. 연간으로는 12.1% 오르며 주택경기가 절정에 올랐던 2006년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미국 주택시장이 과열됐다고 경고해 적중시킨 바 있는 실러 교수는 특히 “최근 집값 상승은 1998년 집값 상승세를 연상시킨다”며 “당시와 현재는 주택시장이 매우 다른 모습이기 때문에 이번 호황이 얼마나 오래갈지는 알 수 없다”며 “주택 매매자에 실수요자뿐만 아니라 투기수요도 섞여 있기 때문에 더욱 우려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새로 결혼하고 가정을 꾸미려는 사람들이 집을 산다기보다는 대형 헤지펀드나 은행들이 집을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향후 시장을 전망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실러 교수는 LA, 라스베가스,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피닉스 주택 가격이 외부 투자자 자금이 대량 유입된 데 힘입어 크게 올랐다면서 버블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주택 가격 상승세는 샌프란시스코(24% 상승), 라스베가스(22.3%), 피닉스(21.5%), LA(19%), 마이애미(13%)가 주도했다.
실러 교수는 “지난 1년간 주택 가격 상승은 연준의 3차 양적 완화(QE3)로 모기지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인 3%대를 유지했기 때문”이었다며 “최근에 QE3 축소 가능성이 야기되면서 집을 사려는 사람들이 급하게 뛰어 들었기 때문에 당분간 가격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문제는 국채 금리 상승으로 모기지 시장이 타격을 받을 때다.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6월 마지막 주에 전주 대비 0.53%포인트 오른 4.46%로 26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5월 초 금리가 3.35%였던 것을 감안하면 1%포인트 이상 오른 것이다. 모기지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10만달러짜리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은 한 달에 56달러 이상 이자를 더 지불해야 한다.
결국 모기지 금리 급등이 주택시장에 타격을 입힐 수 있는 데다 경기 전반에 다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백두현 기자>
■ S&P/케이스-실러 지수란?
LA,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등 미국 주요 20개 대도시 주택가격 변화를 지수로 산출한 것. 칼 케이스 웰즐리대 교수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개발했고,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매월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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