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28일자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일요판은 M&R (Phil Matier & Andy Ross) 칼럼에서 SF 국제공항에 취항하는 항공기들의 재착륙 시도 (go-arounds) 에 관한 언급이 있었다. Matier 와 Ross 두 기자는 아직은 과거 Herb Caen 이나 Charles McCabe 같은 거장들은 아니지만 샌프란시스코 사회에서 꽤나 영향력 있는 기자들로 inside(behind) story 를 주로 캐내는(scoop) 역할을 M&R 칼럼에서 한다.

이들이 언급한 재착륙 시도란 비행기가 고도에서 하강 하면서 사뿐이 활주로에 내리는 대신 무언가의 이유로 첫 번에서 실패하면 다시 상공을 비행 하다 착륙을 하는 과정을 말한다. 그러나 이날 이 칼럼의 실제 알맹이는 얼마 전 착륙 사고를 낸 아시아나 항공사의 남달리 잦은 재착륙 시도에 관한 따끔한 논평이었다.

M&R 에 의하면 SF 공항에 하루 착륙하는 비행기 600 여 편의 0.5% 에 해당되는 극소수의(통계의 최악 조건) 아시아나 항공기들의 go-arounds 는 지난 6개월간 다른 항공사들에 비해 6 내지 8배나 많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 통계 하나만을 액면 그대로 보고 말한다면 아시아나 항공기들의 SF 공항 활주로 착륙시 다른 항공사 비행기들에 비해 6 내지 8배나 많이 잠재적 애를 먹고 있다고도 말할 수가 있겠다. 그러나 통계라는 것 은 양날을 가진 면도칼 같이 실제보다 더 정확 할 수도 있고 반면 사실을 엄청나게 왜곡 시킬 수가 있는 학문이다. 7월 15일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서울로 가는 한분을 SF 공항에 데려다 주었다. 그의 기분이 썩 좋았을 리는 없었다고 말한다면 아주 미약한 표현 이라고 하겠다. 더구나 그가 2주후 귀국하는 비행기 역시 같은 항공사 214편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아시아나는 특히나 더 많은 안전에 신경을 쓸 테니까 -- 걱정은 No No,’ 라고 말하자 그도 그렇게 생각은 한다고 말은 했지만 역시 어디엔가.......

아시아나는 두 팔의 소매를 찢어질듯 거두어야 되지 않을까? M&R 이 정보를 구했다는 그 정보의 근원을 하나하나 찾아 가서 꼬치꼬치 백배천배 다시 물어봐야 되지 않을까? 그리고 그 정보가 과연 얼마나 정확한건지도 확인해야 되지 않을까?즉, 아시아나 비행기들이 SF 상공에서 go-arounds 할 때가 낮이었었는지 밤이었었는지. 왜 go-arounds 를 해야 했었는지, 그 시각 기후 상황은 어땠었는지, 그때그때의 가시거리 는 얼마나 되었었는지, 비행기 기종은 어떤 것 이었는지, 그 시각 SF 공항 상공의 air traffic 은 평소에 비해 어땠었는지, 관제탑 관제사들이 정원에 맞춰 일하고 있었는지, 제대로 밥이나 먹고 일하고 있었는지, 그 전날 집에서 싸움이나 하고 나오지는 않았는지, 모든 기계는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는지, 등등 또 또.......

결과만을 보여주는 통계로 이끌어 주는 연관되는 변수들이 어디 이것들뿐일까? 끝도 끝도 없을 꺼다. 이것들을 다 찾아서 최대한 아시아나 파일럿들의 잘못이 아니었었다는 길로 찾아가도록 노력해야 되지 않을까.

아시아나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의 항공기 사고담당 변호사, 세계 최고 통계학자, 세계 최고의 항공기 전문가, 세계 최고의 심리학자, 세계 최고의 의무팀, 세계 최고의 PR 전문가들 등등과 이곳에 Damage Control Camp 를 세우고 사태 수습을 해도 모자랄 판인데.......

7월 15일 차편을 주었던 분을 7월 31일 다시 공항에서 만났다. 돌아오는 편이 다 좋았다고 했다. 기내 음식도 괜찮았고.......

망각이란 참 살아가는데 편리한 방편중의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