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겠지?믿어야겠지?
본보 9월 5일자 1면에는 원산지가 일본으로 되어있는 멸치 포장지에 한국산이란 스티커를 붙인 해태 제품이 미주 한인 마켓에서 판매되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
해태가?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나라의 해태가? 비록 50년이 넘는 오랜 세월동안 내 나라를 떠났지만 기억에 남아있는 거의 유일한 어린 시절 부터의 식품회사였다. 그래서 믿었다, 아무리 가짜가 날뛰는 요즘 세상일지라도 해태 상표는 믿음의 대명사였다.
사람들은 말한다. 도대체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물건 사기가 무섭다고. 비닐봉지 속에 들어있는 새빨간 고추 가루가 과연 100% 고추 가루인지. 참기름 이라고 쓰인 유리병 속에 있는 그것이 과연 그건지. 맛있게 김치를 담그려고 사오는 그 젓갈이 과연 그 젓갈이고 만드는 과정의 위생 처리가 제대로 되어 있는 건지. 그럴 때 마다 대답은 간단했다. 아주 간단했다. 해태 같은 믿을만한 회사의 제품을 사면 고민 끝. 이렇게 말해 주었다. 왜나면 해태를 안 믿으면 도대체 대한민국 식품회사 누구를 믿느냐고.......?
오래 살다 보면 이런 믿음도 사라지게 되나 보다. 해태의 변명/이유는 구차했다. 남아있는 재고 포장지가 아까워서 그랬다는 거다. 포장지는 그 속에 들어있는 제품의 반사경이다. 오히려 과장을 해서라도 상품을 포장 하는 게 마케팅의 섭리다. 더덕더덕 딱지가 붙어 있는 훼손된 포장지 속에 들어있는 물건은 이미 상품성을 잃은 넝마다. 영세 구멍가게에서도 프린트가 잘못 되었으면 아까워도 가차 없이 버리고 새로 만든다. 해태가 이런 짠돌순 회사였나?
어쩌면 검소하고 회사에 충실한 직원들이 절약을 십분 발휘한 작품일수도 있겠다. 그러나 만에 하나, 아니 지난달 배운 숫자 콰드릴리온 중의 하나래도, 해태가 소비자를 속였다면 이건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무언가를 요구하는 서울 광장 데모와는 비교가 안 되는 매머드 문제다. 정치인들 끼리 자기네들의 사욕을 위한 싸움은 새로울 바 없다. 여와 야가 치고받고 뭐 이런 거는 민주주의를 하겠다는 정치 풍토 속에서는 항상 있게 마련이다. 미국의 극우파 공화당이 오바마 케어를 결사반대하는 것은 그 법안이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라는 일부 주장도 있다. 문제의 핵심인 서민들의 건강이나 이의 보험 자체는 밥상에 오르지도 않는가보다. (참고로 9월 29일자 산호세 머큐리 뉴스는 사설에서 오바마 케어를 낙관적으로 평가 하고 있었다).
그러나 해태는 그게 아니다.
의문점 넘버 원.
이것이 미주에서만 발생한 일인지 아니면 본국에서 넘어와 연결된 사건인지 분명치가 않다.
의문점 넘버 투.
너무 조용하다.
이런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고 그에 관한 기사가 나갔으면 어떤 후속 조치가 있어야 되는 게 아닐까? 예를 들자면 후속 추가 기사도 나올 만하고 본국 사측의 입장 표명도 정식으로 밝혀 졌어야 되는 게 아닐까? 약간이라도 여러 미주 교포들에게 조금은 미안하다는 뭐 그런거.
2010년 미 인구 조사에서 1백70만 명의 한국인이 미주에 살고 있다는 기사를 보았다. 분명 실제로는 이보다는 많을 꺼다.
그런데도 조용한걸 보면 아마 대한민국 국민성 특유의 망각이랄까, 너그러움이랄까, 아니면 무관심 이라 하는 그런 게 작동 한건지도 모른다. 뭐, 그렇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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