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통팔달 물류요충지”… 중국 투자유치 노력 잇달아 결실
▶ 경제투자 늘고 문화·교육 교류도 확대 중국인 문화 고려한 개인적 접촉 주효
그 같은 조치는 중요한 만큼 놀라운 것이기도 했다. ‘유리 도시’로 오래 알려져 온 오하이오 톨레도이지만 더 이상 급히 필요한 유리를 신속히 생산할 능력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톨레도는 톨레도 미술박물관 확장에 필요한 개당 1,300파운드짜리 패널 360개를 중국에 의뢰해 만들었다.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유리생산국이 된 마당에 톨레도의 이런 조치는 일부 시민들을 분개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시정부 지도자들은 중국과 생각지도 않았던 놀라운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중국기업들은 두 개의 로컬 호텔과 식당 콤플렉스, 그리고 부둣가 시설 등에 현금 1,0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톨레도 시장 마이클 P. 벨은 지난 4년 동안 투자자 유치를 위해 네 차례나 중국을 방문했다. 그의 명함은 영어와 중국어 두면으로 돼 있다.
중국의 명문대학 가운데 하나인 후아퀴아오 대학은 최근 톨레도에 분교를 세우는 협정에 서명했다. 또 시 정부와 중국 기업 사이에 산업공구를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조립한 후 ‘메이드 인 USA’ 마크를 붙여 판매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렇게 할 경우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톨레도는 일반에 공개된 적이 별로 없는 중국 골동품 전시회를 내년 톨레도 미술박물관에서 열자는 데도 합의했다. 또 내년에는 이곳에서 중국 테크놀러지 박람회를 개최할 계획도 갖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100명이 넘는 톨레도의 비즈니스 관계자들이 중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중국 투자가 수백명이 톨레도를 방문했다. 톨레도 교향악단은 특별 연주로 이들을 환대했다. 이 지역 개발그룹인 리저널 그로스 파트너십의 책임자인 딘 몬스크는 “우리가 성취한 것은 놀라울 정도”라고 말했다.
중국과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도시가 물론 톨레도만은 아니다. 중국은 지난해 1월부터 9월 사이에만도 총 122억달러에 달하는 직접투자를 미국에 했다. 이는 2012년 같은 기간의 71억달러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중국 투자가들은 파산으로 인해 가격이 폭락한 디트로이트상업용과 주거용 부동산을 사들였다.
또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시의 부둣가 개발 사업에 15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그리고 지난 해 초 제리 브리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중국을 방문해 현재 곤경에 처해 있는 910억달러 예산의 불릿트레인 건설 사업에 중국이 투자해 줄 것을 호소했다. 이밖에 오클라호마와 사우스 다코다, 테네시 등도 중국 투자 유치를 위한 노력을 배가하고 있다.
하지만 인구 28만의 블루칼라 도시인 톨레도는 중국방문을 하고도 빈손으로 달아 온 필라델피아와 샌프란시스코 시장과 달리 투자 유치 노력이 상당한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벨 시장은 “그들은 지도를 보고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이에 따른 이점을 본다”고 말했다.
톨레도 대학 풋볼선수 출신인 거구의 벨 시장은 톨레도가 지리적으로 미국과 캐나다의 대도시들과 아주 잘 연결되는 곳에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국 투자가들은 우리의 잠재력을 알아본다. 조금만 투자해도 놀라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벨 시장에 따르면 처음 만났을 때 중국인들은 톨레도에 대해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면 톨레도 관계자들은 중국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풍수가 뛰어나다는 점을 설명하며 톨레도를 선전한다.
이 도시는 철도와 하이웨이들이 만나는 교통의 중심지이다. 그레이트 레이크 연안에 있는 항구는 일반화물항으로서는 가장 바쁘다. 주택가격이 그리 높지 않은데다 한 때 유리창과 병, 윈드쉴드 등을 생산하다 문을 닫은 공장들이 많아 생산시설을 위한 공간이 충분하다. 또 다른 대도시에서는 관료주의 때문에 깨질지 모르는 계약들이 이곳에서는 보통 수주 만에 완료된다.
사이먼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지신 구오는 가족과 함께 이곳으로 이주했다. 그는 파크 인 톨레도 호텔을 비롯한 부동산들을 톨레도에 갖고 있다. 그는 톨레도 시 관계자들을 중국의 유력 인사들에게 소개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 그의 이력을 보면 1990년대 중국경제 개방을 이끌었던 롱 이렌 전 부수상의 보좌관 역할을 했으며 헨리 키신저 등 정부와 재게 인사들의 통역으로도 일했다. 자신의 회사 회의실에서 만난 구오는 “미국에 대해 생각할 때 뉴욕이나 LA만 떠올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물론 LA는 훌륭하다. 뉴욕도 놀라운 도시다. 하지만 미국의 라이프와 연결되기 원한다면 그것은 톨레도”라고 말했다.
벨 시장은 시민들에게 외국인 투자와 개인적 관계 구축의 중요성을 알리려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비즈니스 관계자들은 곧 이임하는 벨 시장이 떠나고 새로운 시장이 들어 와도 지금까지의 기조는 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새로 취임하는 시장도 중국 투자가들의 토지구입에 대한 일부의 비판이 있긴 하지만 기존의 방향을 바꿀 생각은 없다고 강조했다.
벨 시장은 최근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중국 관계자들과 저녁식사를 한 경험을 들려줬다. 한 모임에서 중국 측 호스트들은 뱀의 피가 들어있는 독주와 쓸개가 들어간 독주를 각각 한잔씩 내놓으며 마시라고 권하더라는 것이다. 투자가 달려 있다고 생각한 벨 시장은 쓸개 잔을 집어 들었으며 다른 한잔은 경제개발공사의 몬스키에게 들라고 옆구리를 찌른 후 단숨에 마셔 버렸다. 그랬더니 중국 관계자들의 입이 웃음으로 크게 벌여지더라는 것이다.
우정의 관계를 베어 허그로 확인하는 버릇을 가진 벨 시장은 중국 방문 중 유명인사가 됐다. 그에 대한 소문이 방문 예정지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그는 “10일간의 방문이 끝났을 때 일행은 나에게 ‘껴안는 게 예의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느냐’고 묻더라”며 “그래서 내가 ‘왜 그냥 놔뒀느냐’고 물으니 한 보좌관이 ‘그것이 먹혔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고 들려줬다. 그러면서 벨 시장은 “재미있는 건 그들도 나를 껴안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 본사특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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