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간 실업문제에 집중 “일자리 위해 인플레 감수”
▶ 통합 리더십 보여 줄지 주목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차기 의장 지명자가 상원 은행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선서를 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의 새 역사가 다음달 1일 쓰여진다. 재닛 옐런 현 부의장이 벤 버냉키 의장에 이어 제16대 연준 의장으로 공식 취임한다. 옐런 차기 의장은 연준 1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수장이며 폴 볼커(1979년 취임) 전 의장 이후 첫 민주당원 출신이다. 하지만 옐런의 도전 과제는 만만치 않다. 금융위기 당시 풀린 어마어마한 돈을 조금씩 회수(테이퍼링)해야 하는 동시에 이제 막 지펴지기 시작한 경기회복세도 유지해야 한다.
■영재 소녀에서 양적완화의 어머니로
1946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난 옐런은 어린 시절부터 영재로 불렸다. 포트해밀턴 고등학교를 수석 졸업했고, 명문 아이비리그 브라운대에 입학했다.
그가 자신만의 철학을 만들게 된 것은 제임스 토빈 예일대 교수의 강의를 듣게 되면서다. 토빈은 “시장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믿는 대표적인 케인스주의자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
옐런은 이후 하버드대 조교수를 거쳐 77년 연준 이코노미스트로 합류하면서 연준과 첫 인연을 맺는다. 그는 당시 연준에서 근무하던 지금의 남편 조지 애커로프를 만난다. 애커로프는 2001년 정보 비대칭 이론으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학자.
옐런은 94년 연준 이사로 중앙은행에 합류한 뒤 빌 클린턴 정권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1997~99년)을 역임하며 주목받기 시작했고,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지냈다.
월스트릿 저널(WSJ)은 옐런의 경제 전망 발언을 분석한 결과 38건 중 36건이 적중했다고 보도했다. 2005년 서브프라임 모기지에 대한 위험경고도 여기에 포함돼 있다.
옐런은 경제학자로서 또 정책 입안자로서 실업문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2004년 남편과 함께 쓴 논문에서 “중앙은행이 장기실업을 외면해서는 안 되며 국가가 직접 나서 해결해야 한다”고 담았을 정도다. 이 때문에 연준의 첫 번째 목표가 물가안정이지만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은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그의 일관된 입장.
2008년 채권 매입을 통해 4조달러의 돈을 시중에 푸는 양적완화 프로그램은 그가 버냉키 의장과 함께 설계한 것이었다. 그에게 ‘양적완화의 어머니’란 별명이 붙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옐런호가 넘어야 할 파도는
첫 관문을 통과하는 것이 늘 쉽지 않은 법. 옐런에게 첫 임기를 맞는 올해는 간단치 않다. 이미 양적완화를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간다는 연준의 방침이 정해진 상태. 그 속도와 규모를 어떻게 가져가느냐에 따라 미국 경제, 나아가 세계 경제는 순항을 할 수도, 요동을 칠 수도 있다.
지금까지 이렇게 많이 돈을 풀어본 적도 없었지만, 이렇게 많이 풀어놓은 돈을 거둬들인 적도 없었던 만큼 누구도 그 파급을 가늠할 수 없다. 이제 옐런의 연준이 퍼즐을 풀듯 이 난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무게중심이 ‘비둘기파’에서 ‘매파’로 다소 옮겨가면서 옐런으로선 상당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FOMC는 7명의 연준 이사(의장·부의장 포함)와 12명의 지역 연방은행 총재가 모두 참석해 의견을 나누지만, 정책 결정에 대한 투표권은 이사 7명과 5명의 연방은행 총재(뉴욕은 당연직, 4명은 1년씩 교대) 등 12명만 갖는다. 새로 지명된 이사를 포함해 연준 이사는 대부분 비둘기파거나 온건 비둘기파 성향인 반면 올해 투표권을 갖는 연방은행 총재 가운데 찰스 플로서(필라델피아)와 리처드 피셔(달라스)는 강성 매파로 분류된다. 샌드라 피아날토(클리블랜드)는 중립 성향이다.
특히 스탠리 피셔 차기 부의장(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과의 호흡을 두고도 물음표가 붙는다. 매파 성향으로 알려진 피셔 전 총재는 카리스마가 워낙 강해 자신의 주장을 고집하며 옐런과 충돌할 경우 테이퍼링 과정에서 시장 혼란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월가 일각에서는 옐런이 실업률을 낮추려고 인플레이션에 너무 관대한 경향이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은 상태.
과연 옐런의 FRB가 숱한 파도를 넘어 순항할 수 있을지 온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재닛 옐런 프로필>
1946년 8월13일 뉴욕 브루클린 유대인 집안서 출생
1967년 브라운대 경제학과 수석졸업
1971년 예일대 경제학 박사
1971-1976년 하버드 경제학과 조교수
1994-1997년 FRB 운영위원
1997-1999년 대통령 경제자문위원장(빌 클린턴 정부)
2004-2010년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총재
2010-2013년 FRB 부의장2014년 2월 FRB 의장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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