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토마스 박의 알기 쉬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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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3월, 원자바오 총재는 중국의 경제를 불안정하고 불균형적이며 비조직적이고 지탱이 불가능한 것이라고 표현했었다. 그 당시는 글로벌 경제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였었고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13%까지 도달한 때였기 때문에 사람들은 원자바오의 경고를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지금 글로벌 증시는 원자바오 총재의 7년 전 경고를 피부로 느끼기 시작하고 있다.
80년대 일본의 기적처럼 2000년대 중국 경제의 기적도 저임금, 저금리, 고환율, 과잉투자, 재고 축적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브라질, 러시아, 한국, 아르헨티나도 예외가 아니었다. 다른 신흥국들과 마찬가지로 최근에 표면화되고 있는 중국 shadow banking(2차 금융권)의 신용경색 문제는 단기적으로 끝날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지금은 미국을 비롯한 서구 선진국들의 통화완화 정책이 출구정책으로 전환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선진국들의 정책과 맞물린 신흥국들의 행보에 증권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구분시킬 수 있다. 1. 레버리지, 즉 빚을 바탕으로 한 성장의 후유증 2. 비효율적 투자에서 생긴 손실처리에 대한 은행들의 소극적 태도 3. 경제구조 개혁에서 파생될 성장의 저하 가능성.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과 연대보증을 바탕으로 빚을 키워가면서 중국은 경제기적을 과시해 왔다. 빚으로 하는 장사의 재미는 신용이 받혀주는 기간에서만 즐겁다. 신용이 떨어지고 부채를 감소시켜야 하는 시간이 찾아왔을 때 감당해야 할 아픔은 본인만이 아닌 주변의 경제 구성원에게까지 확산되는 것이 통례다.
최근 2주 동안 중국 발 경제뉴스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채무불이행(default), 정부 개입 거부, 제조업지수 하락, 주변 신흥국 증시 급락, carry trade로부터의 탈출에 관련된 내용들이다. 이미 오래 전부터 겪었어야 하는 아픔이고 오래 전부터 개혁이 시작되었어야 할 이슈들이었다.
중국의 엘리트 권력층은 경제성장을 내세워 저금리와 대출조건을 완화시키는 등 특혜적 금융정책을 펼쳐왔었다. 느슨한 금융정책으로 풀린 자금은 과다한 투자를 부채질하여 투자의 효율성을 저하시켰다. 그것은 경제미래에 도움이 될 만한 곳에 투자되기보다는 빠른 시일 내에 돈을 벌 수 있는 투기적인 부분으로 자금이 몰린 것을 의미한다.
만약에 은행들이 그러한 투기성 담보에서 발생된 손실을 장부에서 현실화시켰더라면 GDP 성장율은 둔화되었더라도 혼란은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문제는 은행들의 담보를 현 시세에 관계없이 정부가 보증을 서 주었기 때문에 부실대출에 대한 손실처리를 할 의무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데서 발생한다.
그런데 만일에 하나, 정부 보증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넘어가는 은행들을 정부가 외면하기 시작한다면 중국 경제는 어쩌면 환란기를 맞이하게 될 수도 있다. 그동안 중국의 GDP에 포함되어 왔던 부실자산이 크게는 30%까지 될 수 있다는 것이 옵저버들의 의견이다.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과 어깨를 견주는 경제대국의 모습을 갖추는데 필연적인 것은 중국이 신용을 바탕으로 한 투자위주의 경제성장 모델에서 국민들의 경제적 엠파워먼트를 반석으로 한 소비성장 모델로의 전환이다. 그러한 현실을 경제학적으로 모르고 있는 중국 관료들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알면서도 정도를 밟아가지 못하는 것은 결국 정치적인 장애물이 높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의 경제개혁은 그동안의 경제성장을 주도했던 투자를 크게 줄이는 대신 미들 클래스와 저축자들에게 경제적 힘을 실어줌으로써 중국의 미래에 반석을 다지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미 돈과 권력의 맛을 본 엘리트층이 자진해서 영향력을 내놓으려 할 것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문제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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