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휴고, 지지요청 발언
가결까지 속전속결
한인들 건물밖서 기념촬영
태극기 꺼내들고 기뻐해
◎-버지니아 주하원 교육위원회가 가결시킨 동해병기법안(HB 11)은 3일 논의 예정이었던 많은 의제 가운데 첫 순서로 8시가 조금 넘자 스티븐 랜디스 의장(공화)은 찬반 양측에 각 3분씩 발언 기회를 주겠다고 말했다. 16명의 법안 상정자 중 한 명인 팀 휴고 의원(공화)은 “동해라는 이름은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고, 국무성이 웹사이트에서 이미 자료로 사용한 바 있으며, 한국은 미국과 아주 가까운 동맹국”이라는 요지로 간략하게 지지 요청 발언을 했다.
일본을 대신한 로비단체 ‘맥과이어 우즈 컨설팅’ 관계자도, 피터 김 VoKA 대표도 발언이 짧기는 마찬가지였다. 동해병기가 이제는 의원들에게 잘 알려진 이슈라는 뜻이었다.
바로 전자 투표에 들어가자 찬성자 18명의 이름이 녹색으로, 반대자 3명이 붉은색으로, 투표에 불참한 타일러 의원의 이름은 흰색으로 전광판에 나타났다.
이를 본 한인들은 얼굴에 웃음을 띤 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퇴장하기 시작했다. 웅성거림이 들리자 조용히 하라는 눈짓이 오고갔다. 모든 것이 속전속결로 처리된 동해병기법안 표결은 의원들이나 방청석에 앉은 한인들이나 모두 프로 같다는 인상을 남겼다.
◎-첫 교육소위 논의 때 전혀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일본 언론은 이날 촬영에 열중하는 모습이었다. 결과가 확인된 후에도 별 다른 감정 없이 취재를 하던 일본 기자들은 그러나 집요한 인터뷰 요청을 피터 김 VoKA가 끝내 거절하자 당혹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어떻게든 코멘트를 따보겠다는 생각에 일본 언론은 RFA(자유아시아방송)의 한인 직원을 통해 전화로 다시 인터뷰 요청을 해왔으나 김 대표는 요지부동.
“결국은 우리에게 전혀 이득이 되지 않는 인터뷰가 될 데 제가 왜 승낙합니까?” 김 대표는 3개월 전부터 인터뷰 요청이 끊이질 않았지만 목적을 확실히 달성할 때까지는 입장을 바꾸지 않을 생각이라면서 “다른 분들도 외국 언론과의 불필요한 인터뷰는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회의 시작 한참 전부터 앞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한인들은 승리의 기쁨을 이기지 못하고 건물 밖으로 나가기 전에 기어이 로비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우태창 노인회 회장이 “이런 때를 위해 가져왔다”며 태극기를 꺼내들자 흥분은 더욱 고조됐고 셔터를 누를 때 자연스럽게 ‘화이팅’을 외치며 오른 주먹을 치켜들었다.
린다 한 한인연합회장은 “일본 기자들에게 물어보니 새벽 6시에 와서 진을 쳤다고 말하더라”며 “아닌척 하지만 일본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했으니 다음 표결에는 더 많은 한인들이 참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우태창 노인회장도 “리치몬드에 내려오는 날은 일을 거의 못하지만 노인들이 동해병기 통과에 한몫을 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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