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전 5-10%서 오바마 케어 시행후 20-30% 올라
“건강보험료가 올라도 너무 올랐어요. 보험료 부담이 지금도 큰데 또 오른다니 벌금조항과 아이들 때문에 안 들 수도 없고…”
버지니아 센터빌의 한인 직장인 이모(43)씨가 급여의 보험료 공제 명세서를 보며 하는 푸념이다. 다니는 회사에서 제공하는 건강보험의 보험료 본인 부담금이 계속해서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씨는 “남편과 아이들 3명의 HMO 보험료가 3~4년 전만 해도 한 달에 300~400달러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한배 반이나 치솟았다”며 “1년에 보험료로만 나가는 돈이 7,000달러가 넘는다”고 한숨을 쉬었다.
자영업자로 세차업에 종사하는 한인 하 모(44)씨는 “6-7개월 전에 아내와 딸, 아들해서 1,200달러를 월 프리미엄으로 냈는데 너무 비싸다 싶어 중단했다가 다시 가입하려고 하니 보험료가 2,000달러까지 올라가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현재는 보험료가 너무 비싸 아플 때 병원을 찾아 현찰로 지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매년 평균 5-10% 올라가던 보험료가 전국민 건강보험 개혁법(오바마케어) 시행과 함께 기존에 건강보험을 갖고 있었던 사람들의 경우, 보험료가 평균 20-30% 올라갔다는 것이 워싱턴 지역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보험회사 KBP의 김종준 대표는 “오바마 케어 시행 이전에는 기본 조건만 충족시키는 보험이 있었지만 오바마 케어 시행 이후에는 모든 보험이 정부에서 10가지 기본 조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보험료 자체가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보험회사 C&N의 정세근 대표는 “오바마 케어 시행 이후 보험사들은 임신여부, 암 환자 여부 등의 기존 병력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들을 보험에 가입시켜줘야 하기 때문에 보험사들이 일반적으로 보험료를 올렸다”면서 “특히 지난해 보험을 갱신하지 않았다고 다시 가입하려고 하는 경우, 보험료는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건강보험사들이 일부 가입자들의 보험료를 올린 가운데 올해 들어서도 줄줄이 보험료 인상을 예고하고 있어 한인들의 생활과 중소 비즈니스 및 기업들의 운영에 더욱 깊은 주름을 예고하고 있다.
전국 두 번째 규모의 보험사인 앤섬 블루크로스는 4월1일부터 보험료를 최대 25%까지 인상한다고 지난주 밝혔다. 앤섬 블루크로스가 예상대로 보험료를 인상할 경우 당장 기존 개인보험 가입자들의 부담이 예상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특히 소규모 회사들의 경우 건강보험료가 20% 안팎으로 오르면서 기업체들이 직원의 보험혜택을 축소하거나 개인 부담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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