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탈북자선교회·한미자유연맹 등 오늘 중국 대사관앞서 시위
‘중조우의(中朝友誼)’로 표현되는 대중국 외교 정책의 수장이었던 장성택이 야만적으로 처형된 후 중국의 북한에 대한 시선이 달라지자 미주한인 인권단체의 활동도 방향이 바뀌고 있다.
북한과 혈맹이라는 이유로 탈북자들을 강제 송환하는 등 중국이 반인륜적인 정책을 펼 때마다 인권단체들은 중국대사관으로 몰려가 맹비난을 퍼부었으나 앞으로는 ‘한국과의 전략적 동반관계’ 유지가 더 실익이 있음을 강조하며 중국 정부의 태도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으로 바뀔 전망이다.
미주탈북자선교회의 마영애 대표, 한미자유연맹의 강필원 총재,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배재현 이사장 등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11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워싱턴 DC 내 중국대사관에서 북한의 핵무장과 장성택 처형을 규탄하는 시위를 열고 시진핑에게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과 동조해 탈북자들의 인권을 짓밟는 중국의 만행을 규탄하는 게 아니라 북한 주민을 살리는데 중국이 결정적인 열쇠를 쥐고 있음을 강조하고 시진핑에게 결단을 촉구한다는 계획이다.
마 대표는 “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은 덩샤오핑, 후진타오, 시진핑과 같은 개혁적 지도자가 북한에 들어설 때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중국은 주변 국가의 수많은 양민들을 염두에 두고 이제 북한과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할 때”라고 지적했다.
한미자유연맹의 강필원 총재도 “중국 사회과학원이 2014년을 전망하면서 북한 포기가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한국에 미국과 중국을 향한 균형 있는 외교를 당부한 점은 주목할만하다”며 중국의 대북정책이 뚜렷이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권단체들도 중국이 옳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써야함을 강조했다.
피랍탈북인권연대의 배재현 이사장은 “조중 협정 이후 유지되고 있는 혈맹 관계 때문에 중국이 탈북자들을 난민으로 대우하지 않고 있어 문제”라며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의 한국, 중국 방문이 한-중 두 나라의 관계 증진은 물론 중국의 대북 정책에도 큰 변화를 가져 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권단체 관계자들은 오늘 오후 1시 중국대사관 앞에서 시위를 벌인 뒤 시진핑에게 보내는 서한을 전달할 예정이다.
마 대표는 “중국 통역원을 대동해 이번 시위가 과거와 다른 성격임을 설명할 계획이나 긍정적인 반응이 나올지는 미지수”라며 안 되면 우편으로라도 우송하겠다고 말했다. <이병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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