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신문을 훑어보기 시작한다. 여의도 무대도 아니고 메뚜기촌 구설도 아니면 인터넷 신문에서 아이디아를 구하던가 아니면 흥미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느긋하게 침대에 올라가서 TV 를 보면서 노트북 2개에 발동을 건다.

그리고 맨 먼저 가는 데가 워싱턴이다. 미국의 대장 도시이니까 많은 뉴스가 여기서 생산된다. Washington Post 의 기사 제목들을 쭉 훑다보니 눈 낚시에 하나가 걸린다. 기사는 Nancy Pelosi 의원에 대해서다. 막강한 이분이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TPP협정(Trans Pacific Partnership Agreement-환태평양 동반자 협정)의 길을 가로 막고 섰다는 내용이다. 백악관에 벌써 절름발이 오리(lame duck-레임덕, (재선이 안 될) 임기 말기의 정치인) 가 찾아왔는지 며칠 전에는 오바마케어 통과 당시 그토록 짝짜꿍 어깨동무 하던 연방 상원 원내총무 Harry Reid 의원한테 이미 한 대 얻어맞은바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구하는 Fast-track (협상 전권 위임) 을 거부 했다는 거다, 그거 참 쌤통이다.

아니 그건, 오바마 한테가 아니라 꼴 보기 싫은 일본, 특히 아베와 그 추종자들한테 던지는 말이다. ‘유랑극단 아베’ 가 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쓰는 치사한 작전 중 하나가 반한 감정을 만들고 이를 부추기는 거다. 일본 경제 역시 해외 무역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자유무역을 통한 외국과의 장사가 절대적이다. 한미 FTA 를 부러움과 질투로 바라보던 일본으로서는 TPP야 말로 한국무역에 보내는 가장 큰 펀치가 되는 거다. 대한민국 장사를 빼앗겠다는 거다. 두 번째로 가는 곳은 보스턴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를 보기 위해서다. 그런데 여기서는 오늘 TPP 말이 없다. 대신 보스턴 마라톤 폭파범의 기사가 눈에 뜨인다.

드디어 뉴욕 타임스.

그런데 TPP 도 Nancy Pelosi 도 없다. Comcast 가 4백50억불짜리 Time Warner Cable 을 산다는 기사가 크게 나와 있다. Cable 시청료가 얼마나 뛰실까...?다음은 Huffington Post. 인터넷 덕분에 이 세상에 태어난 이 신문은 창업주 Arianna Huffington 아줌마를 엄청 부자로 만들어주었다. AOL 에게 깔끔하게 신문을 팔았기 때문이다. 돈은 돈대로 챙기고 아직도 그는 이신문사의 왕초다. 신문 스타일도 특이하고 상당히 자극적으로 지면을 만든다. 오늘 H-Post 는 왜 TPP 가 미국한테 해로운가를 크게 다루고 있다. 한마디로 반대다.

요것도 쌤통.

시카고는 거의 안 간다. Chicago Tribune 이라는 멋쟁이가 있는데도 왜 그런지 그 동네는 외지만 같다. 그래서 대륙을 훌쩍 건너뛰어 LA의 타임스로 간다. 여기에도 TPP는 없다. 미국 언론에게는 자유무역이 별것 아닌가보다. 왜냐하면 우리 동네 Pelosi 의원의 반대 표시에 우리 동네 SF 크로니클이나 산호세 머큐리에도 또 salon.com 에도 그에 관한 언급이 없으니 말이다. 그러나 Pelosi 의원이나 Reid 의원이 반대 한다고 TPP 통과가 안 되는 거는 아니다. 미국 대통령은 보통 자기가 원하는 걸 갖게 마련이라 언젠가는 TPP 가 현실이 되는 가능성이 크다. 한국도 언젠가는 TPP 멤버가 되기를 원하지만 우리한테는 그 현실이 늦으면 늦을수록 좋다. 우박사도, 구선생도 동의한다. 모처럼 양박사와 삥 선생도 그렇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