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한 넬슨보다 위대한 해군의 명장으로 추앙받는 그는 한 개인으로서도 완전한 인간형을 구현해낸 인물이었다. 그의 리더십과 인성은 세계사적으로도 유례가 드문 전범이었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명장, 이순신 장군의 ‘세계화’가 다시 조명 받고 있다. 한국 홍보전문가로 불리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그 깃발을 들었다 한다.
‘이순신의 세계화’는 새삼스런 일은 아니다. 2000년대 들어 한국에서는 다양한 경로로 충무공의 세계화가 추진되어 왔다. 충청 지역에서는 오페라 이순신 세계화 추진위원회가 결성됐으며 몇몇 지역, 선양단체에서는 이순신 기념사업이나 축제의 세계화 방안이 논의되기도 했다.
가장 의미 있는 진전은 2008년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이순신 장군의 세계화를 위한 영문 사이트(http://yisunsin.prkorea.com)를 개설한 것이다. 이 영문 사이트는 이순신의 생애와 업적, 장군에 대한 세계인의 평가, 세계 주요 해전과 한산도 대첩의 비교 소개 등을 통해 충무공 바로 알리기에 진력해왔다.
이순신의 세계화 담론은 당시 방영된 TV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인기에 힘입은 바 컸다. 그것은 동력이자 또 한계이기도 했다. 드라마와 책의 열기가 식음에 따라 이순신은 기억에서 점차 멀어져 갔다.
2014년에 왜 다시 충무공이 등장했는지 그 자세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순신의 세계화에서 빠트릴 수 없는 게 워싱턴이다.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이순신 문학상’이 제정된 곳이 바로 워싱턴이었다. 이순신 숭모인을 자처하는 이내원 전 한국학교협 이사장이 뜻을 내고 기금도 냈다. 워싱턴문인회는 전 미주지역의 2세들을 대상으로 한글과 영어 부문에서 에세이를 공모했다. 총상금만도 5천 달러나 되는, 규모와 내실을 갖춘 대회였다.
문인회의 내부 사정으로 2008년 안타깝게 막을 내렸지만 이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전무후무한, 이순신의 정신을 전파하는 문학상이었다. 그것은 이순신과 세계가 구체적으로 만나는 시발이기도 했다.
‘이순신의 세계화’는 미국과 세계의 교과서나 책에서 왜곡된 허상을 걷어내고 장군의 뛰어난 리더십과 인성을 제대로 알리는 작업이다. 서경덕 교수의 세계화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지는 몰라도 적어도 워싱턴에서부터 다시 이순신이 2세들과 만나고 살아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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