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사과’하면 무엇을 떠올리는가. 지금 당신 옆에 다른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에게도 이 질문을 던져보라. 그 사람은 무엇을 떠올리는가. 어떤 사람은 사과의 탐스러운 빨간색이나 달콤한 향기를 떠올릴 것이고, 또 어떤 사람은 지난 가을 다녀온 애플 피킹이나 사과를 먹고 쓰러진 백설공주를 떠올릴 것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정보를 수집하는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다.
캐서린 쿡 브리그스와 이사벨 브리그스 마이어스 모녀는 사람들의 이러한 다양한 성향들을 이해하기 위해 1900년부터 1975년에 걸쳐 자신들이 접하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관찰을 시작하였다.
이후 칼 구스타프 융의 심리유형론을 접한 후, 이를 근거로 일상생활에서 보다 쉽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MBTI(Myers- Briggs Type Indicator)라는 성격유형검사를 개발했다.
MBTI 결과는 사람들의 성격유형을 크게 16가지로 나눈다. 유형을 구분하는 기준은 에너지의 방향, 인식기능, 판단기능, 생활양식 등의 네 가지 선호경향이다.
첫째, 에너지의 방향에 따라 외향성(Extraversion)과 내향성(Introversion)으로 구분한다. 외향성은 삶의 에너지를 밖에서 얻기 때문에 사교적이고, 친구가 많고, 정열적이다. 내향성은 삶의 에너지를 자기 안에서 얻기 때문에 조용하고, 소수와의 깊이 있는 대인관계를 유지한다.
둘째, 인식 기능에 따라 감각형과 직관형으로 나눈다. 감각형은 경험을 기반으로 현재에 초점을 두고 정보를 수집한다. 직관형은 미래의 가능성과 의미를 바라보며 정보를 수집한다.
셋째, 판단기능에 따라 사고형과 감정형으로 구분된다. 사고형은 판단기준이 논리적이고 객관적인 사실이다. 감정형은 판단기준이 사람과 관계이기 때문에 이것에 관심을 갖고 상황을 참작한다.
넷째, 생활양식에 따라 판단형과 인식형으로 나눈다. 판단형은 분명한 목적과 방향이 있고 기한을 엄수한다. 인식형은 목적과 방향이 변화할 수 있다고 여기고 융통성이 있다.
각 개인은 자신의 기질과 성향에 따라 네 가지 양극지표 중 하나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조용하고 신중하며,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해야할 것을 논리적으로 결정하고, 이것을 흐트러짐 없이 꾸준히 추진해나가는 사람의 경우 ISTJ라는 성격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물론 살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사건들과 환경들을 통해 성격유형이 변화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이 자신이 어떤 성격유형을 갖고 있는지 이해하게 되면 자신의 특징이나 강점을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된다.
뿐만 아니라 나와는 다른 성격유형을 갖고 있는 배우자나 자녀를 이해하는 데에도 유익이 있다.
실제로 MBTI 성격유형 검사를 활용하여 부모교육 및 집단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나면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기 마음은 알아주지 않고 매사를 논리적으로 설명만 하는 남편이 야속했었는데 남편의 MBTI 유형을 확인하고 나니 이제야 남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하는 아내들을 만나게 된다.
또 세월아 네월아 하며 숙제하기를 마냥 미루다 급하게 숙제를 하는 아들을 보면 , ‘숙제를 미리미리 할 것이지 왜 이제야 밤을 새면서 그걸 하고 있느냐’고 야단을 치곤했는데 이제는 왜 아들이 그렇게 숙제를 하는지, 내가 그것을 왜 그렇게 받아들이기가 어려웠는지 알게 되었다고 하시면서 마음 후련해 하는 어머니들을 만나게 된다.
워싱턴가정상담소에서는 오는 3월5일부터 6주간 성격에 대한 워크샵을 진행한다.
여러 심리학자들의 관점에 입각해서 어떻게 성격이 형성되는지, 성격들은 어떤 양상을 나타내는지 알아보고, MBTI 성격유형 검사를 실시하는 시간을 가진다.
보다 많은 분들이 이번 워크샵에 참여하여 자신을 알고 타인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