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주 양계 규정 둘러싸고 타주들 반발
▶ 내년 1월부터 인도적 양계시설 규정 시행, 가주에 달걀 파는 타주업체도 규정 따라야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달걀들. 산란 닭을 포함 식용 가축의 사육 조건을 인도적으로 개선해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JS 웨스트 양계업체의 질 벤슨 부사장이 넉넉한 공간에서 사육되고 있는 닭들을 보여 주고 있다. 2008년 주민발의안 통과로 양계장들은 산란용 닭 한 마리 당 116평방피트의 공간을 제공해야 한다.
닭으로 태어나려면 어디서 태어나느냐가 중요하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면 닭의 팔자가 달라진다. 두 다리 쭉 펴고 설 수도 있고, 편안하게 누울 수도 있으며, 양 날개를 활짝 펴도 다른 닭들과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넓은 닭장에서 살 수가 있다. 옴짝달싹 할 수 없게 닭들을 빽빽하게 몰아넣은 기존 양계시설과는 하늘과 땅 차이이다. 지난 2008년 주민발의안이 통과하면서 양계 시설 규정이 바뀐 결과인데 이것이 타주 양계업계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캘리포니아가 아닌 다른 주에서 양계장 닭들의 사육 조건은 열악하지 그지없다. 비좁은 공간에 갇혀 사는 것이 사람으로 치면 “평생 비행기 이코노미 석에 앉아서 사는 것과 같다”고 캘리포니아 양계협회 회장은 설명한다.
그러니 닭이라면 캘리포니아에서 살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캘리포니아 양계장만큼 여유있는 공간을 갖고 싶은 것이다. 같은 규정을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타주 양계업자들에게 요구하면서 주 간 교역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가주의회는 타주의 양계업자들이 캘리포니아에 계란을 판매할 경우 같은 규정을 지킬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발로 미주리 주검찰이 소송을 제기했고 최소한 3개 다른 들도 같은 대응을 고려 중이다. 양계업계만이 아니다. 소와 돼지 등 축산업계도 캘리포니아 양계 규정 반대 대열에 합류했다. 지금은 양계 시설에 관한 규정뿐이지만 앞으로 가축 사육 전반에 대해 새로운 규정이 나올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조처이다.
미주리의 크리스 코스터 검찰총장은 이 문제가 단순히 계란 생산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고 말한다. 단순히 농업관련 문제만도 아니며 전국적으로 수많은 업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주 간 교역 문제라며 법정 심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캘리포니아 유권자들은 지난 2008년 계란을 낳는 산란용 닭들을 보다 넓은 공간에서 사육하도록 규정한 주민발의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가주 양계업자들은 경비 증가로 인해 경쟁력 약화가 초래된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주의회는 타주의 양계업자들도 캘리포니아에 계란을 팔려면 같은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규정을 확대했다.
비슷한 법이 미시간, 오리건, 워싱턴에서 시행되고 있고 몇몇 다른 주들도 유사 규정을 고려 중이다. 그러자 이를 전국 단위 규정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연방의회는 최근 통과된 농업 법안에서 이 조항을 빼 버렸다.
캘리포니아의 양계업체들은 양계장 시설을 규정에 맞게 바꾸느라 이미 수백만달러를 투입했다. 오는 2015년 1월부터 시행되는 새 규정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양계장들은 닭 한 마리당 116평방피트의 공간이 필요하다. 현재 미 전국 양계장의 평균 면적은 67평방피트이다. 서류보관 서랍 만하던 곳에서 살던 닭들이 픽업트럭 뒤편의 널찍한 공간에서 살게 되는 것이다. 이같은 규정을 타주 양계장에 까지 적용하는 데 대해 계란 생산량이 많은 주들은 대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가족 소유로 운영되고 있는 양계업체인 JS 웨스트 & 컴퍼니스의 경우 양계장 시설을 새로 바꾸느라 600만달러 이상을 썼다. 질 벤슨 부사장은 미 전국의 양계장들이 결국은 캘리포니아 규정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회사 설립자인 제임스 스튜어트 웨스트가 증손녀인 벤슨 부사장은 양계 시설에 대한 이번 투자를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말한다.
“양계장을 타주로 옮길까도 생각했고, 해외로 나가는 것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것이 시장이 나가는 방향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한편 미주리는 캘리포니아가 시장에 부당하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네브래스카, 아칸소 그리고 미국 최대의 계란 생산주인 아이오와 등 최소한 3개 주도 미주리의 소송을 지지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계란 생산업자들은 캘리포니아에서 계란 값이 오를 것이 불을 보듯 빤하다고 경고한다. 캘리포니아에서 지난 한해 소비한 계란은 90억개 정도. 새로운 규정이 타주의 양계업자들 그리고 주내 양계업자들에게 경비 부담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우스다코타에 본부를 둔 거대 계란생산 업체인 다코타 레여스의 데이빗 시스네로스 총무국장은 말한다.
“1월1일만 되어 보세요. 캘리포니아에서 심각한 계란 부족 사태가 일어날 것을 확신합니다.”
시스네로스는 LA에서 이 회사의 방목 양계와 다른 특수 달걀 분야를 총괄하고 있다. 랜드 오 레이크스 사 산하 달걀 업체인 로아크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그는 로아크가 캘리포니아 시설들을 폐쇄했다고 말한다. 소규모 양계장들 역시 새로운 시설 규정을 맞추는 데 필요한 경비를 감당하지 못해 문을 닫고 있다고 한다.
대규모 양계업체들은 사육하는 닭의 수를 줄이고 있다. 예를 들어 JS 웨스트는 180만마리였던 닭의 수를 140만마리로 줄이는 중이다. 그 결과 1,900만개였던 계란 생산량은 1,200만개로 줄어들 게 된다.
현재 가주 내에는 대략 2,600만마리의 산란 닭이 있다. 가주의 계란 소비량에 비하면 1,200만마리가 부족하다. 그래서 미주리 등 타주에서 계란을 수입해 오는 것이다. 미주리의 계란 생산량은 15억개 정도. 이중 5억4,000만개는 캘리포니아로 수출된다.
캘리포니아 양계 협회의 아니 리블리 회장은 소매업체들이 계란값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새 양계 규정에 따라 기른 닭의 계란을 방목 계란이나 다른 특수 계란에 준하게 가격을 매기자는 것이다. 사실 새 규정에 따라 닭을 키운다고 해도 계란 하나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은 1페니 정도가 늘어날 뿐이다. 새 양계 시설에서 닭들은 더 많이 먹는 대신 산란율이 조금 높아지고 병사할 위험도 좀 낮아진다.
“소매업체들이 어떻게 가격을 정할 지에 대해 우리는 영향력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 계란 생산량이 더 많아진다면 가격은 내려가겠지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일 뿐입니다.”
리블리 회장이 파트너로 있는 페탈루마의 선라이즈 농장은 현재 기존의 양계시설들을 허무는 중이다. 그리고는 새 규정에 맞는 계사를 짓거나 아니면 방목하며 유기농법으로 닭을 키울 시설로 바꿀 지를 결정할 것이다.
리블리 회장은 처음 양계 규정이 나왔을 때 이를 반대했었다. 하지만 가축들을 보다 인도적으로 사육해야 한다는 것이 추세라는 점을 이제 받아들인다고 말한다.
<뉴욕 타임스 - 본보 특약>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