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내 치솟는 집값을 둘러싸고 주민과 고소득 IT 기업 종사자들 간의 갈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들을 타깃으로 한 증오범죄가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비지니스 인사이더 기자로 활동 중인 카일 러셀(20)은 지난 11일 세입자 권익보호와 관련한 시위 현장을 취재한 뒤 구글글래스를 착용한 채 샌프란시스코 미션 디스트릭 근처 바트역으로 향하던 중 마주오던 여성의 공격으로 1,500달러 상당의 구글글래스를 영영 못쓰게 됐다.
그는 이 여성이 “구글글래스다”고 소리친뒤 자신의 구글글래스를 낚아채고 도망쳤으며, 자신이 뒤를 쫓자 구글글래스를 땅바닥에 내동댕이치고 달아났다고 전했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용의자가 구글 글래스를 내리치는 모습이 고의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며 “단순한 구글글래스 강도가 아니라 증오범죄일 수도 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피해자는 용의자가 이날 있었던 세입자 권익보호 관련 시위자 중 하나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일축했다.
구글 대변인은 14일 성명에서 “구글글래스를 착용한다는 이유만으로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은 상당히 잘못됐다”며 “피해자에게 연락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2월에도 경영 컨설턴트와 IT 전문 작가로 활동 중인 새라 슬로컴이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 술집에서 구글 글래스를 착용하고 있다가 신체 및 언어 폭력을 당한 바 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 2명에게 구글 글래스 사용법을 보여주는 동안 한 남성이 구글 글래스를 벗겨 달아났고, 누군가 지갑과 휴대전화도 훔쳐갔다”며 “일부 구글 글래스를 증오하는 사람들 때문에 내가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당했다는 게 믿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CNN은 이와 관련해 지난 몇달간 샌프란시스코 내 주택고급화로 비롯된 지역 주민과 고소득 IT기업 종사자들간의 높아진 긴장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고액 연봉을 받는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 대형 IT기업 종사자들이 샌프란시스코로 대거 유입되면서 샌프란시스코 집값이 큰폭으로 치솟았으며, 이로 인해 이 지역에 오랫동안 거주해온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내쫓길 위기에 놓이자 이들을 대상으로한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해부터 구글, 애플 등 대형 IT기업의 통근 버스가 주민들로 구성된 시위대에 수차례 공격을 당한 바 있다. 하지만 구글 글래스 착용자 등 개인을 대상으로 한 범행도 증가하는 실정이어서 증오범죄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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