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변당한 한인 모녀 돕던 주민, 자신도 폭행당해
교통사고 후 봉변을 당하고 있는 한인 모녀를 돕다 폭행을 당해 부상을 입은 엘크리지 지역주민의 선행이 부활절을 앞두고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아부 바드루(35)는 지난 5일 오후 9시 20분께 부인 타와(33)와 함께 식품을 사러 올드 워싱턴 로드 인근 1번 도로 언덕길을 넘고 있었다. 그는 도로 가운데 두 대의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멈춰 서 있는 것을 보고 사고라 직감, 비켜 지나치다 후방거울을 쳐다봤다. 동양인 모녀가 차에서 내려 떨고 있었으나 다른 차들은 모두 옆을 지나쳐 가고 있었다. 그는 즉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차를 돌렸다.
막상 사고현장에 도착하니 상황은 예상 이상이었다. 상대차의 흑인들은 모녀에게 위협적으로 행동해, 한인 여성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고 12세의 어린 딸은 울고 있었다. 바드루가 셀폰으로 ‘911’에 신고를 하자, 흑인 청년 2명이 달려들어 그를 마구 구타했다. 그리고는 얼굴이 온통 피투성이가 된 그의 셀폰을 빼앗아 멀리 던져버렸고, 이를 지켜보던 그의 부인이 역시 셀폰으로 신고하려하자 부인마저 폭행하려 했다. 다행히 부인은 이들을 피해 도망쳐 다치지는 않았다.
신고를 받고 경찰과 함께 도착한 구급차를 타고 바드루는 세인트 아그네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외부의 상처뿐 아니라 두부 내출혈 판정을 받아 메릴랜드대학병원으로 다시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의사의 권유로 2주일간 출근도 못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 DC거주 23세와 18세 남성을 폭력과 강도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본보 4월 9일 보도)
당시 봉변을 당한 유선희(52) 전도사는 바드루가 없었다면 어떤 험한 일을 더 당했을지 모른다고 몸서리를 쳤다.
유 전도사는 교회에서 딸과 함께 돌아가던 길이었다. 언덕을 넘자마자 쉐비 벤이 아무른 경고등도 켜지 않은 채 정지해 있었다. 급작스레 나타난 벤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뒷부분을 들이받자 차에서 키가 큰 흑인남녀가 내렸다. 유 전도사 모녀 또한 차 앞부분에서 연기가 나기에 차에서 내렸다. 이들 중 여성은 다짜고짜 유 전도사에게 욕을 퍼부었다. 셀폰으로 경찰에 신고하려 했지만 사고 순간 차안 어디에 떨어졌는지 찾을 수가 없었다. 위급한 순간 바드루가 도착했고, 도와달라고 매달리며 셀폰을 빌렸다. 하지만 셀폰으로 전화하려는 순간 누군가 얼굴을 때렸고, 의식을 잃었다. 정신을 되찾았을 때는 병원이었다.
아직도 얼굴에 찢어진 상처가 남아있고, 눈자위가 충혈돼 있는 바드루는 “다시 같은 상황에 마주치면 같은 행동을 할 것”이라며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유 전도사가 출석하는 태멘장로교회(안재욱 목사) 신도들은 부활절 예배에 바드루를 초청, 감사 인사를 전할 예정이다. 16일 바드루의 자택을 찾아, 그의 선행을 치하하고 감사의 뜻을 전한 안재욱 목사는 “바드루의 행동은 성서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과 다를 바 없다”며 “자신의 위험을 무릅쓰고 유 전도사 모녀를 구한 그의 행동은 우리에게 귀한 모범이 된다”고 말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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