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서 중고등학교 나온 고제니씨
▶ 동창•선후배 아들딸 주검으로 돌아와
“제 고향에서 일어나고 있는 끔찍하고도 가슴 아픈 일 때문에 가슴이 미어집니다.”
카톡이나 동창생 사이트인 밴드 등을 통해 매일 친구, 동창, 선후배들과 대화하고 있다는 고제니(미술학원 원장, 사진)씨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세월호 침몰사고에 넋이 나갈 지경이다.
고씨는 단원고등학교가 있는 안산에서 원곡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그는 “단원고는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시에는 없었다”며 “지금 피해를 당한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같이 중고등학교를 다닌 친구, 동창, 선후배들이다”며 애통한 심정을 밝혔다.
그는 “동창의 아이가 사고를 당했거나 친한 언니의 아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는 소식을 친구들로부터 듣고 있다”며 “첫날 시신을 찾아 장례식을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고씨는 현재 안산은 거의 한집 걸러 한집이 상을 당했을 정도로 도시 전체가 침통한 분위기라며 친구나 선후배 자녀들의 장례식이 하루에 몇 번씩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안산에 있는 동창들이 말하길 ‘같은 아파트 사는 옆집이나 옆 동 아이, 학원 학생,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친구의 제자, 교회 교사를 하는 동창의 제자 등 피해를 안 당한 집이 없을 정도’로 침통해 하고 있다”며 “동창이 얼마 전 카톡으로 친구 아들이 ‘기다리라’는 선장의 말만 믿고 기울어진 배에서 다른 아이들과 누워있는 사진을 보내왔다”며 자기만 살자고 빠져 나온 선장과 선원들의 행동에 울분을 터트렸다.
지난 17일 전남 진도체육관에 모인 단원고 학부모들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서도 고씨는 “대통령이 진도에 온다고 해서 경호 문제 때문에 차량을 통제해서 구조장비가 못 들어간다는 말을 동창에게 들었다”며 “동창들은 ‘대통령으로서 당연히 사고지역을 와 봐야 하겠지만 뭐가 우선인지 알았으면 한다’는 뼈 있는 말을 하더라”고 전했다.
그는 또 “10학년 딸을 둔 부모로서 이 사건을 보고 난 후 공부보다 건강해서 내 옆에 있는 자체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됐다”며 “실종된 나머지 아이들이 무사히 살아 돌아오길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판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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