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단체“부지 제공한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에 감사”
세계 정치 1번지인 워싱턴 근교에 한인단체와 지역 정부와의 협력 하에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평화가든(Comfort Women Memorial Peace Garden)이 들어섰다.
워싱턴정신대대책협의회(이하 정대위)는 이날 기림비가 설치된 페어팩스 카운티 청사에서 제막식을 갖고 기림비 설치를 알렸다.
정대위의 김광자 회장은 “오바마 대통령이 최근 한국방문 때 언급한 것처럼 위안부 할머니들이 당한 성폭행과 같은 인권 침해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후세들에게 교육하는 차원에서 기림비를 건립하게 됐다”면서 “페어팩스 카운티에서는 아직도 발생하고 있는 인신매매, 특히 아동인신매매에 경각심을 보이자는 차원에서 기림비 건립에 큰 관심을 보여 성사가 됐다”고 전했다.
김 회장은 이어 “이번 기림비 건립에는 특히 섀론 불로바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의 역할이 컸다”면서 “지역정부에서 돕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방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통과되도록 한 마이클 혼다 연방하원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기림비 설치를 축하하고 부지를 제공한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에 감사를 표했다.
섀론 불로바 수퍼바이저회 의장은 “1년전 정대위 관계자를 만나,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폭행 당한 위안부를 기념하는 기림비를 설치하는 것을 의논했다”면서 “기림비는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다.
불로바 수퍼바이저 의장은 이어 수퍼바이저회 선포문을 통해 “기림비가 인신매매와 같은 인권침해가 다시는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차세대에 교육시키는 상징물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부터 페어팩스 카운티 측과 정대위의 가교역할을 하며 카운티 부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한 그레이스 한 울프 기림비 명예 건립위원장(헌던 시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카운티 정부의 협조에 감사를 표했다.
이동우 정대위 공동 이사장은 “새론 불로바 페어팩스 카운티 수퍼바이저회 의장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면서 “이 기림비는 위안부들의 희생을 기리고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리는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김 버지니아 주하원의원은 “이 기림비 건립에 참여한 한인들과 카운티 정부 측에 감사를 표한다”면서 “다시는 이와 같은 인권 침해가 역사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막식 참석을 위해 한국에서 온 위안부 피해자인 강일출(86) 할머니는 “워싱턴 지역에 기림비가 설치되도록 노력한 한인들과 이를 도운 카운티 정부에 감사를 드린다”면서 “일본은 2차대전시 행해진 만행과 관련, 반드시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페어팩스 카운티 청사 뒤뜰 911 기념비 옆에 폭 1.5미터, 높이 1.1미터 크기로 세워진 기림비에는 일제에 의해 한국과 중국, 타이완, 필리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베트남, 네델란드, 동티모르 등의 여성들이 강제로 성노예로 동원됐다는 내용의 동판이 부착돼 있다. 기림비 양쪽에는 날아가는 나비 모양의 벤치가 각각 한 개씩 자리 잡고 있다.
제막식에는 박정숙 무용가가 살풀이를 했으며 청소년 자원 음악봉사 단체인 햅시바에서는 아리랑 등을 연주했다.
정대위에서는 위안부 할머니들이 이제는 고통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날아가라는 의미에서는 나비를 풀어주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제막식에는 황원균 기림비 건립위원장, 홍일송 버지니아한인회장, 김상균 리치몬드한인회장, 수잔 리 메릴랜드 주하원의원, 수잔 숄티 연방하원의원 공화당 후보 등이 참석했다. 세계 한식 요리연구원(원장 장재옥)은 한국음식을 준비, 참석자들에게 전달했다. <이창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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