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23분 이근호의 선취골이 터지자 금강산 합동응원소의 한인들이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천지훈 기자>
2014 브라질 월드컵에 출전한 한국 대표팀의 첫승을 고대하며 러시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 합동응원전이 펼쳐진 17일 오후 뉴욕, 뉴저지 일원을 붉게 물들인 50만 동포들의 응원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한국일보와 TKC-SBS, 뉴욕한인회, 뉴저지한인회, 뉴욕대한체육회, 뉴욕한인축구협회, 뉴저지한인축구협회, 뉴욕총영사관이 금강산연회장, 프라미스교회, 뉴욕한국문화원, 뉴저지 티넥 나비박물관 등에서 공동 주최한 한국어 TV 독점중계 합동 응원전에는 붉은 티셔츠를 갖춰 입은 수천 명의 인파가 몰려들어 경기 내내 한마음 한뜻으로 ‘대~한민국!’, ‘오! 필승 코리아’를 외쳐대며 장관을 연출했다.
퀸즈 플러싱과 맨하탄, 뉴저지 한인타운의 식당, 카페, 주점은 물론 곳곳의 한인교회에 마련된 합동 응원전에도 수십~수백 명의 12번째 태극전사들이 모여 앉아 승리를 기원하며 붉은 함성을 토해냈다.태극전사들이 유럽의 강호로 알려졌던 러시아를 상대로 예상외로 압도적인 우세를 보이며 경기를 주도해가자 행사장 곳곳은 더욱 흥이 더해지며 응원 열기로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특히 0대0으로 팽팽히 맞서던 중 후반 23분 이근호의 선취골이 터지자 응원장은 일순간 흥분의 도가니에 빠져 들었다. 후반 29분 러시아가 만회골을 넣자 응원장 여기저기서 안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지만 응원단은 이내 태극전사들의 힘을 불어넣기 위해 더욱 소리 높여 대~한민국을 연호했다.
종료 시간이 다가오며 양팀의 공방전이 벌어질 때는 함성과 탄식이 교차했으나 결국 1대1로 끝나자 응원단은 ‘그래도 잘 싸웠다’, ‘아직 16강 희망은 있다’ 등 제각기 애써 아쉬움을 달랬다. 경기 끝나고 나서도 응원장 밖에서 삼삼오오 모여 ‘대~한민국’을 외치거나 자동차 경적을 울리기도 했다. 거리에서 붉은악마를 목격한 타인종 지역주민들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한국축구 대표팀의 선전을 축하해주는 모습을 보였다.
딸과 함께 금강산연회장 응원장을 찾았던 케빈 김 씨는 “다 잡은 경기였는데 무승부가 돼 아쉽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한국 축구의 새역사를 쓰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뉴저지 티넥 나비박물관 행사장에서 응원을 주도한 김동리(팰리세이즈팍고교)군은 “이겼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너무 잘 싸워준 한국 대표팀가 자랑스럽다”면서 “분명히 알제리와 벨기에를 꺾고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태극 전사들에게 강한 신뢰를 나타냈다.<이진수·조진우·김소영 기자·이경하 인턴기자>
■ 합동응원전 이모저모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티넥 소재 나비박물관에 운집한 한인들은 “일어서라 대한민국”을 외치며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나비박물관은 이날 붉은 악마 응원 티셔츠 500장을 무료로 제공했으며 티넥 경찰의 협조를 받아 안전사고를 방지했다. 이날 응원전은 팰리세이즈 팍 고등학교 학생들로 구성된 응원단(리더 김동리)이 북을 치며 응원을 이끌었다.
화씨 90도 대에 가까운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한국팀의 승리를 위해 뉴저지 합동응원전이 펼쳐진 나비박물관에서는 페어리 디킨슨 대학의 금소연(사진_양 등 한인 학생들이 주차요원으로 봉사하며 한국팀의 승리를 기원했다.
⊙ 태극기 휘날리며
맨하탄에 위치한 뉴욕한국문화원에는 한인 유학생 등 30여명이 모여 소규모이지만 힘찬 응원을 펼쳤다. 이날 응원을 위해 퇴근 후 간호원 복장으로 바로 달려온 한인 여성을 비롯해 어학연수 중인 학생들이 모두 하나가 되어 태극기를 흔들며 한마음으로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76세 최연장자의 가장 힘넘치는 응원
"앞이 비었잖아. 지금 치고 나가야지."
뉴욕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합동 응원전에 참가한 76세 김재봉씨는 최연장자이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한국 태극전사들을 응원했다. 맨하탄 어퍼이스트 사이드에 살고 있는 김씨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첫 경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붉은 악마 티셔츠를 차려입고 감독의 마음으로 한국 선수들의 몸동작 하나하나를 주시했다. 이번 경기를 위해 선수들의 프로필도 공부했다고.
⊙플러싱에 거주하는 김하나씨는 남편 멘도자씨와 태극전사 유니폼을 입은 타인종 친구와 함께 금강산 합동응원소를 찾아 열렬히 응원했다. 멘도자씨는 "아내와 함께 한마음으로 대한민국의 승리를 응원했다"며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 박수를 보낸다"고 말했다.
⊙플러싱 금강산 연회장에서 열린 합동 응원전에서는 SJ댄스스쿨 소속 청소년 유소년 댄스팀이 하프타임 시간에 댄스 공연을 통해 응원 분위기를 돋우는 데 한몫을 했다. 얼굴에 태극 문양의 페이스페인팅을 한 꼬마 어린이의 귀여운 율동이 보는 이들까지 절로 미소를 짓게 했다. 공연기획사 플랜플레이도 록밴드 월드컵 송을 열창하며 한인들을 흥분 시켰다.
⊙플러싱 프라미스 교회에 마련된 합동응원장에는 주로 중, 장년층과 가족단위의 한인들이 모여 ‘대한민국’을 목청껏 외쳤다. 이날 응원장 입구 앞에서는 뉴욕한인축구협회 소속 중·고등부 학생들이 유소년 축구 꿈나무 장학금 마련을 위해 붉은 악마 티셔츠와 목도리 판매 열을 올렸다. 한 시간여 만에 약 100여장의 판매고를 올린 학생들은 "장차 미래의 태극전사가 될지도 모르는 유소년 축구 육성에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게 돼서 무척 뿌듯하다. 한국이 월드컵 우승컵을 차지하는 날이 언젠가는 올 것"이라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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