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차 의존도가 심한 한국경제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뉴시스>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쇼크를 계기로 일부 대기업에 대한 한국경제의 의존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최경환 부총리 체제의 출범을 앞둔 정부도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10일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심화하는 상황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며 “경제체질개선을 위한 노력을 향후 경제정책에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한국경제의 문제점 중 하나가 지표와 국민 체감경기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일부 대기업의 실적이 나라 경제의 지표처럼 비쳐지는 착시현상을 걷어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앞서 8일 2분기 연결기준 잠정실적(가이던스) 발표를 통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9.5%, 24.45% 감소했다고 밝혀 적잖은 충격을 줬다.
한국경제의 삼성·현대차 쏠림 현상은 해가 갈수록 정도를 더하고 있다.
2012년 두 그룹의 매출액을 국내총생산(GDP)과 단순비교하면 35% 수준에 이른다. 삼성이 23%, 현대차가 12% 정도다. 불과 4년전인 2008년 비중 23%에서 12%포인트나 높아졌다. 두 그룹이 국내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어섰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비중을 일부러 줄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며 “다른 기업, 다른 업종, 다른 산업의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특히 세월호 참사로 동력이 약해진 규제완화와 창조경제 활성화의 불을 다시 지피고 서비스업을 살려 내수기반을 다져 여타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적 노력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삼성전자의 실적쇼크를 계기로 경제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정부 입장에서 이 문제를 심각하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경서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도 “삼성그룹의 문제는 우리나라 거시경제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핀란드의 노키아를 예로 들었다. 휴대폰의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던 노키아는 1998∼2007년 핀란드 수출액 중 20%, 전체 세수의 23%를 담당했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쇠락했다. 노키아의 전성기인 2007년 5.8%까지 올랐던 핀란드 경제성장률은 이후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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