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농담처럼 하는 얘기 중에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과는 친구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다. 어지간히 독해서는성공하기 힘든 것이 다이어트인데 혹시라도 성공한 사람을 만나거든 독한 사람 중에 독한 사람이니 가까이 하지 말라는 농담이다. 웃음이 나오지만 한편으로 공감이 되는 말이다.
사춘기 무렵부터 다이어트를해야한다는 강박 속에 살았지만 사실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마치는 경우는 드믈었다. 대학교 가면 저절로 빠진다던 살은 대학 졸업이 십년이 다 넘도록 여전히 다이어트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빠질생각을 하지 않고, 아이가 생기면 힘들어서 살 찔 틈이 없다던선배 엄마들의 말은 신화가 되어버린지 오래다. 늘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만 원하는 체중이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쯤에서 모질고 독하지를 못해서라고 스스로 위안을 해보지만찜찜함이 남는다.
여지껏 다이어트는 현재 내몸의 상태에 만족하지 않기 때문에 시작했다. 건강상의 이유,미용상의 이유, 심리적인 이유등 이유는 다양했지만 시작은늘 현재의 상태에 대한 불만족이었다. 거울 앞에 서 있는 못난이를 보고 있자니 괴롭고, 현실의 나를 받아들이자니 다이어트 하나 제대로 못하고 현실과타협하는 것 같아 구차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변화를 주고자다이어트를 시작했다. 변화 후거울 앞에 서게 될 나는 받아들이 수 있을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안타까운 일은 다이어트에성공하더라도 거울 앞에 서면여전히 못난이를 대면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경험을 돌이켜생각해보면 다이어트에 성공했을 때도 나는 나에 대해 그리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그러고 보면 다이어트보다 더 힘든일은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족하는 일이 아닌가 싶다. 사실 나를 받아들이기만 한다면 다이어트를 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받아들이는 일이 다이어트보다더 힘든일이라니, 나는 얼마나더 독해져야 나를 있는 그대로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될것인가.
이를 악물고 목표한 곳까지달려가는 것이 노력이라고 생각했다. 스스로에게 엄하게, 당근보다는 채찍을 동력삼아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마땅하다고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지치고약해지면 독하지 못하고 모질지 못한 연약함을 탓했다. 친구나 가족에게 동일한 상황이 발생했더라면 절대 내뱉지 않았을 말들을 스스로에게 내뱉으며 질책하고 비난했다. 이렇게나를 비난하는 내면의 목소리는 커져만 갔고 나를 인정하고사랑하는 일은 점점 더 힘들어져갔다.
문득 시작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거울 속못난이 제거를 위해 다이어트를 하고 나를 괴롭힐 것이 아니라, 못난이라고 생각한 내 모습속에 있는 나만의 아름다움을찾으려는 노력을 했더라면 원하는 몸무게 그 이상의 것 - 못나지 않은 나, 알고 보니 괜찮은나, 충분히 사랑받을 만한 나-를 찾았을 수도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다이어트를 단순히 내 개인적 차원의 화두로 생각하고 넘어가기에는 현대사회의 왜곡된 여성에 대한 미의 기준이 주는 압박이 상당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압박에 못이겨 독하게 이 악물고 기준에 날 맞추며사는 삶이 너무 퍽퍽한 것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독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일이 진정 나의 행복에 얼마나 기여할 수 있는지 거울 앞에 서서 가만 생각해 본다.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데 필요한 것은 나를 향한사랑이다.
이를 악물 필요도, 독하고 모질게 노력할 필요도 없다. 사랑하는 사람들을 대하듯조금 너그럽게 조금 부드럽게나를 대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고 보면 처음부터 나는 못난이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시선을 바꾸어 사랑으로 나를 바라보면 못난이도 당치않고 다이어트도 필요없는 나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못난이가 하는 다이어트는성공해도 못난이가 성공한 다이어트일 뿐이다. 다이어트가중요한 것이 아니다. 못난이라는 허상 뒤에 있는 진짜 나를마주하고 그런 나를 더하지도빼지도 않고 사랑하는 일이야말로 이를 악무는 한이 있더라도 시도해 보고 노력해 볼만 가치가 있는 도전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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