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회관 관리재단(구 한미동포재단)이 또 시끄럽다. 그 시작은 지난 3월13일 열린 정기이사회였다. 고 임승춘 전 이사장의 급작스런 유고로 후임자를 선출하는 자리였는데, 결국 또 다른 내분의 발단이 됐다.
당시 상황은 이렇다. 그날 이사회에서 당시 의장을 맡은 김승웅 이사는 신임 이사장 선출건을 정식으로 상정한 뒤 표결 직전 돌연 폐회를 선언했다. 다른 이사들은 뜬금없는 폐회 선언이 동의·제청을 받지 않았다며 이사회를 속개했다.
당시 참석 이사 8명 중 김승웅 박혜경 이민휘 이사는 회의장에서 퇴장했고, 윤성훈 조갑제 서영석 이사, 당연직 이사였던 배무한 당시 LA한인회장과 LA총영사의 대리 전근석 영사가 남아 신임 이사장 표결을 실시, 윤성훈 이사를 찬성 4표, 기권 1표로 22대 신임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여기에서 현재 분란을 벌이고 있는 양측의 입장이 갈라진다. 윤성훈씨 측은 당시 이사장 선출이 ‘모든 의결은 재석 과반수의 찬성으로 한다’는 정관의 규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승웅씨 측은 3월13일의 정기이사회 의결 자체를 아예 부정하고 있다.
이후 양측은 서로를 제명하고 법정에 소송을 하는 등 코미디보다도 못한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다. 한인회장이 바뀐 뒤 총영사까지 나서 구 이사진의 전면 퇴진을 선결조건으로 새로운 이사진을 꾸리자고 제안을 하면서 뭔가 돌파구가 보이는 듯하더니 사퇴를 한다던 이사들이 말을 바꾸고 다시 싸움을 자청하고 나오면서 새판 짜기는 도루묵이 되어가는 양상이다.
결국 지난 17일 윤성훈씨 반대파인 이민휘 박혜경 김승웅 조갑제씨와 제임스 안 신임 한인회장까지 5명이 자체적인 임시이사회를 개최해 윤성훈씨와 서영석씨를 이사회에서 배제한다고 주장하고 나섰고, 한인회관 4층의 재단 사무국 자물쇠를 뜯고 점거에 나섰다. 4년째 이 재단을 취재하고 있는 기자는 이같은 과정을 보고 있노라니 어이가 없어 한숨만 나올 뿐이다.
재단 이사회는 LA한인회관을 운영하면서 연수입 약 40만달러 집행권을 갖는다. 1,000만달러 상당의 LA 한인회관 건물과 연수입 40만달러는 한인사회 공공재산이다. 하지만 지난 4년 간 재단에 들어온 약 150~160만달러의 수익은 현재 거의 증발해버리고 없다. 한인사회를 위해 써야 할 수익금 대부분이 재단 이사회 내부 소송전과 전직 이사장 독단으로 ‘탕진’된 것이다.
지금 싸움을 벌이고 있는 이사진의 대다수는 이같은 복마전 운영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다. 아무리 막 나가가더라도 상식과 염치가 있어야 한다. 책임을 통감하고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이 아직도 뻔뻔하게 자기주장들만 들이밀고 있고, 주변에서는 이를 부추기고 있으니 한심하다.
해결책은 한 가지다. 네 편 내 편을 떠나 지금 싸움을 벌이고 있는 당사자들이 모두 사퇴 약속을 지켜야 한다. 총영사와 한인회장도 언행에 책임을 지고 더 이상 재단의 내분을 키우고 신뢰도를 떨어뜨리지 않도록 결단해야 할 것이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