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긴 불황에 싼 곳 찾아 하나 둘씩 떠나
▶ 일부 상권선 키머니도 15~20% 떨어져
심각한 불황에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LA 다운타운 한인의류업계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업소 임대료가 하락할 기미를 보이고 있으며, 일부 주변 상권에서는 ‘키머니’도 내려가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다운타운 의류상권의 불황은 우려할 만한 수준이다. 올 상반기에만 매출규모가 큰 업체들도 30~50%가량의 매출 감소를 경험해야 했을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대료조차 부담스러운 업주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자연스럽게 노른자위를 피해 조금 더 싼 지역으로 자리를 옮기는 업체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다운타운 의류업계에서도 핵심 상권으로 분류되는 ‘12가’길에서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A씨는 “임대료가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매출이 떨어지다 보니 이전할 수밖에 없었다”며 “핵심 상권의 임대료는 살인적인 수준”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현재 다운타운 의류업계 임대료는 1스퀘어피트 당 20달러 안팎으로 업주들은 매달 평균 2만달러가 넘는 금액을 임대료로만 지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업소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면서 빈 공간이 발생하고 있는 일부 상권에서는 올 초부터는 ‘키머니’까지 내려가기 시작했다.
권리금 성격을 지닌 ‘키머니’는 위법이지만 건물주들은 공공연하게 이를 요구하는 것이 사실이다. 건물주 입장에서는 다시 돌려줄 필요가 없고 당국에 알릴 수도 없기에 가장 아까워하는 돈이지만 최근 15~20% 정도나 시세가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업주들은 키머니 하락세를 통해 높은 임대료도 현실화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또한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는 ‘워크인’(walk-in) 고객들도 임대료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는 새로운 요소다.
그간 LA 다운타운 한인의류업계 매출의 큰 부분을 담당했던 중남미계 고객들 가운데 멕시코 시장의 확대로 발길을 멕시코로 돌리는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밖에도 온라인 비즈니스의 강세로 실제 오프라인 쇼룸을 찾는 사람들이 줄다보니 자연스레 임대료 역시 조정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많은 상인들의 기대와는 달리 임대료 하락이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샌피드로 마트를 중심으로 형성된 현재 핵심 상권 역시 과거 ‘알리길’로 알려진 곳에서 옮겨온 만큼 새로운 지역이 또 다시 핵심 상권으로 떠오르게 되면 임대료 역시 다시 오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10년 넘게 이어져온 ‘다운타운 의류업계 불황’ 이야기도 전혀 새롭게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한 업주는 “지난 10년간 다운타운 의류업계가 호황이었던 적이 있었느냐”라며 “매일 같이 힘들다는 이야기에 이제는 정말 힘들어서 힘들다고 해도 아무도 믿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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