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풍속도 ‘SNS 시집살이’ …스마트폰 상용화로 고부 갈등 커져
#1
한인 주부 김모(37, 페어팩스 거주)씨는 요즘 페이스북 탈퇴를 고려 중이다.
얼마 전 남편과 함께 타이슨스 코너에 있는 한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먹고 와 사진을 올렸더니 페이스북에서 이를 본 시어머니가 자기를 빼 놓고 갔다고 몹시 섭섭해 하고 있기 때문.
김 씨는 “시어머니가 몇 달 전에 페이스북 친구신청을 했는데, 글을 전혀 올리시지 않아 까맣게 잊고 있었다”며 “이런 공간까지 시어머니가 들여다보시는 게 부담스러워 탈퇴하려 한다”고 말했다.
#2
메릴랜드에 거주하는 한인 주부 박 모(32)씨는 최근 카카오스트리를 지워버렸다.
친구들과의 소통의 장에 시어머니가 들어와 댓글을 달고 참견을 하자 친구들이 불편함을 느끼고 발길을 끊으며 분위기가 싸해진 것. 박 씨는 “친구들과 마음껏 떠드는 SNS에서 조차 시어머니의 간섭을 받는 느낌이 싫다”고 말했다.
요즘 50, 60대 여성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확대되면서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카카오톡, 블로그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입하는 시어머니들이 늘고 있다. 페이스북 등을 통해 며느리와 한층 가까워지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며느리들은 신종 ‘SNS 시집살이’라고 느끼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미주 한인 여성들이 많이 접속하는 ‘미씨 USA(Missy USA)’에도 “페이스북에서 새로 산 명품백을 보고 시어머니가 한바탕 잔소리를 퍼부었다” “시집에 얘기 안하고 신랑과 여행을 다녀왔는데 시누이가 SNS에서 보고 시어머니께 일러 꾸중을 들었다” “시집식구들이 보는 게 신경 쓰여 요리 사진만 올린다”는 등 며느리들의 ‘어찌 하오리까‘ 하소연이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그러나 부모들 입장에서는 이런 며느리들 태도가 서운할 수밖에 없다.
지난 해 가을 며느리를 본 장모(60, 칼리지파크 거주)씨는 아들의 카카오스토리에서 며느리 이름을 보고 바로 친구신청을 눌렀다. 그러나 한 달이 지나도록 친구신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장 씨는 “집안 식구 모임에서 며느리에게 말을 꺼내봤지만 며느리가 못들은 척해서 머쓱하고 서운했다”고 털어놓았다.
현대의 고부 관계도 스마트폰을 타고 서서히 진화 중이다.
<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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