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부터 자주 이사를 다녔던 나는 여러 그룹의 친구들이 있다. 맨 처음 입학했던 초등학교의 친구들중 연락하는 친구 한명이 있고, 미국에 처음으로 갔을 때 사겼던 한국 친구들, 그리고 그 이후로 한 곳의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대학교 친구들이 있다.
이 여러 모임의 친구들중 가장 가깝고 또 연락도 자주하며, 주기적으로 만나는 친구들이 중학교 친구들인데, 요즘 다들 대학교 졸업이 가까워지고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공통적으로 갖고 있어서 일까 요근래에 들어서 더 돈득해진 기분이다.
서로의 상황이 어떤지 그리고 졸업 후 어떤일이 하고 싶고 또 그 일을 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부분들이 무엇들인지 까지 서로 공유하고 있어 힘들 때 마다 모여 서로를 위로한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중학교 1학년 때 있었던 일들과 10년동안 알고 지내면서 지금 생각하면 웃긴 싸웠던 일, 함께 여행갔던 날들 같이 우리 다섯명 다 공감할 수 있고 잠시나마 현재 놓여진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예전 추억들을 떠올리는 것이 우리가 서로를 위로하는 방법이다. 중학교 친구들 다음으로 꽤 가까운 고등학교 친구들도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는다.
같은 학교를 다니며 같은 기숙사에 살고 비슷한 경험들을 하면서 몇년을 생활했기 때문에 우리는 꽤 공통점도 많고 무엇보다 서로를 잘 이해하고 생각한다고 믿었었다. 그러나 사람들간의 관계라는 것이 참 마음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얼마전 있었던 일이다. 오랜만에 다같이 모이기로 했고 현재 대학원을 준비하는 나는 바쁜 스케줄과 다가오는 졸업에 대한 불안감으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나는 고등학교 친구들에게 중학교 친구들에게 받는 위로를 기대하였고, 기대한 위로와 배려를 받지 못했다고 느낀 나는 마음이 상했다. 분명 얼마 전 까지만 해도 만날 때 마다 즐겁고 마음이 편해지는 사람들이였는데 이 모임이 있었던 이후 ‘아, 이 관계는 오래 갈 수 없겠구나’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모든 관계에는 노력이 필요하다. 처음 친구들을 만났을 때, 또 가장 가까웠을 때의 감정이 늘 유지 될 것이라 생각한 나는 어쩜 그 친구들과 가장 가까웠던 고등학교 시절만 생각하면서 우리의 우정이 늘 그만큼 두터울 것이라 믿으기만 하며 관계를 유지 하기 위해 노력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중학교 친구들과도 관계가 멀어지도 또 서로를 오해하며 이해하지 못했던 시간들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소중한 이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대화할 수 있는 모임을 많이 갖으려 노력했고 결과적으로 현재 우린 처음 만났을 때 보다 서로를 더 이해하고 있다. 요즘 내 상황에만 몰두해 다른 사람들이 날 배려해 주기만 바랐던 것 같다.
관계라는 것은 공유하는 것인데 상대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노력하기만 원했던 것이 아닌가 반성해본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