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 못하고 학력 격차 커…ESOL 교사 등 보강
13세인 레오나르도 엔리퀴 나바스는 지난 7월 단돈 40달러를 갖고 엘살바도르에서 15일간 혼자서 버스와 택시를 번갈아 이용해 텍사스 국경에 도착, 밀입국했다. 그는 메릴랜드로 와서 7년간 헤어졌던 엄마와 만났다.
그는 이번 학기부터 애나폴리스의 베이츠 중학교에 7학년으로 편입, 미국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그는 영어를 하지 못할뿐더러 다른 학생들에 비해 학력이 뒤떨어져 있다.
볼티모어 선지의 보도에 따르면 레오나르도와 같은 밀입국 학생 수천 명이 유입되면서 메릴랜드 전역의 학교들은 고민에 빠졌다. 메릴랜드의 학교들은 이민자들을 수용할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중미에서 몰려오는 밀입국 아동들은 새로운 핫이슈가 되고 있다. 밀입국 아동들은 대부분 보호자 없이 미국으로 온 10대로, 영어를 하지 못할 뿐 아니라 학력 결손도 심각하다. 그들 중에는 문맹에 가까운 고교생이나, 밀입국 과정에서 성폭행을 당한 여학생도 있고, 다른 학생들도 기가 죽어 있는 등 심리적으로 불안정하다.
앤아룬델카운티교육청의 영어교육 및 국제학생 서비스 코디네이터인 켈리 라이더는 “많은 10대들이 정신적 혹은 감정적 트라우마를 갖고 있고, 상당수가 스페인어도 문맹이며, 학력수준도 1학년이나 2학년에 불과하다”며 “기존 학생들과 격차가 크다”고 말했다.
이들을 위해 볼티모어지역 학교들은 외국인 학생을 가르칠 전문교사 채용을 늘리는 한편 학습 자원 및 의료 서비스, 그룹 상담 등을 지원할 비영리단체를 찾고 있다.
연방보건부 자료에 따르면 메릴랜드에는 올 들어 7월 30일까지 2,804명의 밀입국 아동이 유입돼 인구당 비율에서 전국에서 가장 높다. 또 올해 말까지 2,000-3,000명이 더 몰려올 것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다수가 몽고메리, 앤아룬델, 프린스조지스를 포함 메릴랜드 중부 카운티에 집중되고, 하워드와 볼티모어 카운티 및 볼티모어시에도 수십명이 유입됐다.
앤아룬델카운티에는 지난해 1,000여명의 외국인학생이 새로 등록했고, 이들 중 600명이 유치원에 입학했다. 또 274명이 최근 온두라스, 과테말라, 엘살바도르에서 왔다. 이는 일년 전의 162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이다. 이로 인해 각급 학교들은 ESOL 교사를 20명 더 늘려달라고 요청했으나, 카운티교육청은 7명만 채울 수 있었다. 지금 이 카운티의 고교에는 외국인학생 30명당 교사 한 명, 초등학생은 40명당 교사 한 명의 비율이나, 올해 말까지 더 많은 학생이 유입되면 이 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대법원이 지난 1982년 공립학교는 체류신분에 관계 없이 아동들에게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판결함으로써 각 학교에서 등록시 아동들의 체류상태를 묻는 것이 금지돼 있다. 연방교육부는 지난 5월 각 주 및 지방 교육청에 밀입국 아동들의 등록 요건을 완화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각 학교들은 아동들의 외국 발행 출생기록만 있어도 등록을 받고 있다.
<박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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