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쿠퍼티노 선한샘 감리교회 아리조나 호피 인디언 단기선교 활동
▶ 3개월전부터 집중훈련과 준비, VBS에는 연일 100명넘게 모여
이상혁 목사 “선교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하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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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은 아리조나 호피 인디언 선교를 하고있는 쿠퍼티노 선한샘교회의 이상혁 담임 목사가 보내온 2014년 단기선교보고이다. 선한샘교회는 이상혁 목사가 부임하기전 7년간(2002-2007) 사역을 했던 이곳에 5년째 단기선교사역을 실시해오고 있다. 새성전 건축공사는 기독교 대한감리회(KMC) 호피 인디언선교 20주년을 맞는 내년에 완공 계획으로 있다.
I-40번 도로를 타고 아리조나 플래그스탭(Flagstaff)을 지나 북서쪽으로 130마일을 더 달리면 호피(Hopi) 인디언 마을이 나온다. 이곳은 내가 2002년부터 2009년까지 선교사로 일했던 선교지다. 이곳 산호세 쿠퍼티노로 이사와 개척교회를 시작한 첫해부터 우리는 해마다 이곳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올해로 다섯번째다. 올해 단기선교는 다른때보다도 더 세심히 준비해야 했는데 그건 선교사님의 특별한 요청 때문이었다.
내 후임 선교사인 임태일 목사는 지금 성전 건축중이다. 임태일 선교사와 인디언 성도들은 110년 된 낡은 예배당을 허물고 새로운 성전을 건축하고 있다. 설계도면에 그려진 공정대로 성도들과 하나씩 작업을 해나가고 있는데 임선교사는 우리에게 새성전의 바닥 타일을 까는 작업과 제단에 마루를 깔아달라고 요청했다. 교회 기획위원들과 의논한 후에 선교사님의 요청을 들어드리기로 했다. 해마다 실시했던 VBS사역과 병행하기로 하고 신청을 받아보니 모두 35명이었다.
일찌감치 신청을 마감하고 회비를 미리 받았다. 선교사로 일한 7년의 경험을 비추어 보았을 때, 모든 단기선교팀은 두가지로 나누어진다. 그것은 가지마 팀과 오지마 팀이다. 선교사의 입장에서 요긴한 사역을 하는 팀들이 있다. 이들 은 하루라도 더 붙들고 싶어지는 팀이다. 그런가하면 제발 돌아가주었으면 하는 팀이 있다. 선교사 출신 담임목사가 사역하는 교회가 오지마 팀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
단기선교를 앞둔 시점에서 선교사님과 잦은 전화통화나 이메일 교환만으로도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모든 팀원들은 떠나는 순간부터 돌아오는 순간까지 자신이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선교지로 이동하는데만 하루가 걸리기 때문에 실상 사역을 펼칠 수 있는 시간은 3일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3개월 전부터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성전공사팀, 주방팀, VBS팀, 홍보영상팀 등 각 팀장들이 모여 사역의 구체적인 방법과 훈련스케줄을 논의했다.
학생들이 방학하는 시점부터는 참가자 전원이 토요일과 주일에 모여 집중훈련에 들어갔다. 나는 팀원들에게 호피 인디언 역사와 문화이해, 호피선교의 역사, 그리고 단기선교의 이론과 실제를 세시간에 걸쳐 강의했다. 모든 성도들은 단기선교를 위한 세이레 새벽기도회로 모였다. 우리가 감당할 타일 공사와 총 경비를 산출해보니 평소보다 세배 이상의 선교비가 필요했다.
경비를 마련하기 위해 성도들에게 특별헌금을 부탁드렸고 음식바자를 비롯해 펀드레이징 사업, 성도들에게 돼지저금통을 나누어주어 동전까지 알뜰히 모았다. 거두어진 헌금을 계산하니 사역을 감당하고도 남을 재원이 풍성하게 채워졌다. 전체 경비의 일부를 선교사님께 송금하여 단기선교 기간 중 필요한 물품들을 미리 준비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성전공사에 쓸 건축자재들은 우리가 도착할 시점에 맞추어 배달되도록 했다. 단기선교팀이 싸들고 오는 짐만 보아도 이 팀이 가지마 팀이 될지, 오지마 팀이 될지 분간이 가능하다.
주일예배 때 파송예배를 드린 후, 오후에 선교지를 향해 출발했다. 지금부터 밤새도록 15시간을 달려야 한다. 나는 지방교역자들을 인솔하고 수요일 오후에 합류하기로 했다. 이틀 뒤, 도착해 보니 단기선교 사역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었다. 하나님은 우리가 기도한대로 신실하게 응답해주셨다. VBS는 3일 연속 인디언 어린이들이 100여명 이상이 나왔다고 한다.
호피 인디언 어린이들은 단기선교팀들에 대한 경험이 많다. 갈수록 인원이 늘어나는 팀이 있는가하면 갈수록 인원이 줄어드는 팀이 있다. 우리 교회 단기선교팀은 인원이 갈수록 늘어나는 팀이었다. 호피 마을 ‘폴라카’(Pollaca)에서 아이들이 100명이 왔다는 건, 동네 아이들이 전원 참석했다는 말이다. VBS 팀장인 ‘애니’ 선생이 새벽마다 기도한 응답이었다고 믿는다. 임태일 선교사는 호피 어린이들이 100명 넘게 모인 걸 처음 본다고 했다. VBS 팀원들에게 “잘먹고 잘웃고 잘뛰자!”고 줄기차게 외쳐댔는데 과연 그리 하고 있었다.
성전공사팀은 도착한 직후부터 바로 공사에 착수하였다고 한다. 밤에도 불을 밝히고 작업을 한 결과 지방 목사님들과 내가 도착한 수요일 오후에는 벌써 새성전 바닥에 타일이 깔려 있었다. 수요일 사역을 모두 마친 후, 인디언 성도들과 선교사님들, 우리교회 단기선교팀과 지방 교역자들이 함께 모여 하나님께 예배했다. 십자가가 세워질 제단 밑에 무릎꿇고 기도하는 중에 인디언 백성들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선교는 선교사만 하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함께 하는거다. 선교는 돈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하는 것이며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거다. 일시적이 아니라 지속적이어야 하며 떠들며 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해야 한다. 북미인디언들에게 기독교는 축복이 아니라 재앙이었다. 미국의 건국사는 곧 인디언 멸망사다. 인디언 마을을 휩쓸고 지나간 십자군적인 선교의 자취는 저들의 마음에 깊은 상처로 남았다. 하나님은 그들의 상처를 우리 한국인들에게 치료하라 명하셨다고 믿는다.
다른 지역 인디언 선교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호피 부족만큼은 우리 한인 선교사님들에 의해 거의 완성단계의 결실을 보고 있다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성공적으로 선교를 마치고 돌아오는 팀원들을 환영하기 위해 교회 주차장에 플래카드와 참가자의 이름이 적힌 풍선을 걸어놓았고 저녁식사를 나누며 수고를 치하했다.
내년 2015년은 기독교대한감리회(KMC)의 호피 인디언 선교가 2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내년 초에 성전이 완공되면 성전봉헌예배를 드리게 될 것이다. 솔로몬의 예루살렘 성전 봉헌과 같은 예배가 드려지리라 생각된다. ‘100년의 섭리 100년의 약속’이란 성전건축의 슬로건대로 호피 인디언 성도들은 새성전에서 또다시 100년을 예배하게 될 것이다. 호피 부족의 최고 지도자를 체어맨이라 부르는데 그분이 성전기공식때 참석하여 격려의 인사를 하셨다고 했다.
그는 신년 초 12개 마을 추장회의를 소집하고서 임태일 선교사에게 축복기도를 부탁했다고 한다. 호피부족의회는 개회전 ‘가장 영적이신 분’을 모시고 축복기도를 받는 전통이 있는데 바로 그 ‘영적이신 분’으로 임태일 선교사를 지목했다는 것이다. 세상에나... 10년 전 내가 일하던 시절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선교의 진일보다. 참으로 자랑스러운 선교사님들이 아닐 수 없다. 내 전임 고 장두훈 선교사님은 2002년 3월에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부족한 선교비로 활동하시느라 재생타이어를 끼고 다니신 모양인데 타이어 파열로 인한 차량 전복사고였다.
그 뒤를 이어 내가 2009년까지 사역했다. 장두훈 선교사님과 나는 혼자서 사역했다. 그런데 지금은 우리 교단 선교사님들만 이 지역에 다섯이다. 이분들은, 호피마을 제 1 메사 폴라카 교회를 담임하는 임태일 선교사와 부목사 최기연 선교사, 호피마을 제 2 메사 슝고포비 교회의 박영진 목사, 나바호 인디언 그레이마운틴 지역에 한명수 목사, 호피 레저베이션 입구 윈슬로우(Winslow)라는 지역에서 생수감리교회를 개척하시고 호피, 나바호 인디언 노숙자들을 돌보는 사역을 하시는 이선민 전도사님이시다.
2014년 우리 교회의 단기선교를 충만히 채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내년 2015년의 단기선교를 상상해본다. 벌써부터 내년 성전봉헌예배와 새성전에서의 단기선교가 꿈꾸어진다. 선교지가 하루에 다녀올 수 있는 곳이 아니어서 모든 성도들과 다녀올 수 없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생각 같아서는 비행기를 대절하고서라도 하루안에 다녀오고 싶지만, 담임목사 혼자 너무 앞서 나가는 것 같아 참기로 한다. 아직은 성전이 완공된 것이 아니므로 조금 더 무릎꿇고 기도해야 한다.
선교사님들의 건강과 지속적이면서도 효율적인 사역을 위해 중보기도해야 할 때라고 믿는다. 그러나 조속한 시일에 하나님은 우리에게 성전봉헌의 기쁨을 허락해주실 것이다. 하나님께서 저들 인디언 성도들의 눈물어린 헌신을 보시고 영광스런 면류관을 씌워주실 그 날, 우리 선한샘 교회 성도들의 자그마한 수고도 기억해 주시리라 믿는다. 부를때마다 뜨거운 눈물을 흐르게 하는 찬송가가 있다. 그 날이 오면 우리는 다시한번 이 찬송가를 부를 것이다.
“내 주의 나라와 주 계신 성전과 피흘려 사신 교회를 늘 사랑합니다.
내 주의 교회는 천성과 같아서 눈동자 같이 아끼사 늘 보호하시네.
이 교회 위하여 눈물과 기도로 내생명 끝나기까지 늘 봉사합니다.
하늘의 영광과 베푸신 축복이 진리와 함께 영원히 시온에 넘치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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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샘교회 호피인디언 단기선교팀.3개월간 훈련과 준비끝에 35명이 참여했다.
<사진 선한샘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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