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가 4일 버지니아에서 전격 체포되면서 그의 도피 행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씨는 세월호 참사 전인 지난 3월 미국에 입국해 세월호 사건 이후 귀국하지 않고 도피생활을 해왔다.
한국 검찰은 김 씨가 자녀들과 함께 거주해온 맥클린의 체류지를 확인했지만 이미 잠적한 뒤였다. 랭글리 고등학교 인근의 체류주택은 싱글 홈 스타일의 타운 홈으로 김 씨 명의가 아니라 지인의 집이거나 렌트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안보부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 씨는 그동안 버지니아 일대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며 한미당국의 수사망을 피해왔다. 김 씨는 맥클린과 비엔나, 리치몬드 등지를 전전하며 셋방을 얻어 생활했으며 모텔에 묵을 때는 다른 사람 이름을 사용해 신분 노출을 피했다.
또 맥클린에서 학교에 다니던 자녀들과 함께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도피생활은 혼자 한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김 씨가 워싱턴 지역에 거주하는 구원파 신도들의 조력을 받으며 은신하고 있을 것이란 추측도 있었으나 구원파 신도들과의 접촉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워싱턴 지역에는 수십 명의 구원파 신도들이 있으며 이들은 가정예배를 통해 신앙생활을 해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혜경 씨의 언니와 구원파 핵심 중의 한 명인 탤런트 전양자 씨의 여동생 김 모 씨도 버지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김 씨는 불안한 마음에 다른 사람들을 믿지 못하고 한인들이 드문 지역에서 혼자 도피생활을 해왔다”며 “그렇지만 일반 한인교회에도 가끔 출석하는 등 도피 와중에도 신앙생활을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씨는 수사당국의 셀폰 통화와 신용카드 기록 추적을 피하기 위해 가급적 사용을 자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한국 외교부가 지난 5월 여권을 무효화한 관계로 미국을 벗어나기도 어려운 상태였다.
김혜경 씨가 최근 들어 왜 맥클린 지역으로 도피처를 옮겼는지 그 이유는 불분명하다. 다만 9월 들어 학교가 개학을 한 만큼 자녀들 문제로 거주지를 옮긴 게 아닌가 하는 관측이 유력하다. 김 씨의 두 자녀는 맥클린에 있는 김 씨의 언니 이 모씨 집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토안보수사국(HSI)은 세월호 참사 이후 김 씨의 소재를 파악해 놓고도 체포하지 않고 동정을 주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안보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에서는 시끄러웠지만 김 씨가 미국에서 형사 범죄나 큰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닌 만큼 미 수사팀이 김 씨를 체포하는데 신중할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며 “미국 법체계가 한국과 달라 자칫 무리수를 뒀다 나중에 김 씨로부터 큰 소송을 당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김 씨 체포에 앞서 한국에서는 10여명의 수사관이 파견돼 미 당국의 김 씨 체포작전에 참가했으며 강제송환 방안도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타이슨스 코너 인근의 한 아파트에서 은신해 오다 인터넷 IP 추적을 통해 김씨의 소재지를 파악한 이민관세청(ICE) 산하 국토안보수사국(HSI) 수사관들에 의해 4일 검거됐다. <이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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