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최초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 3년만에 전격 해체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11일 선수단 미팅에서 팀 해체 결정을 알린 뒤 굳은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연합>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가 3시즌 만에 팀 해체를 전격 결정했다.
하송 원더스 단장은 11일 선수단미팅을 통해 선수들과 코치진에 해체 결정을 알렸다. 하 단장은 이 자리에서 “정말 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운을 뗀 후 “야구단을 더는 운영할 수 없게 됐다. 3년 동안 열심히 뛰어준 감독님과 선수들에게 정말 죄송한 마음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상에 선 김성근 감독은 “작별의 시간이 너무 빨리 왔다”며 “야구인으로서 선수들이 기회를 일찍 놓치는 것 같아 정말 아쉽고 미안하다”고전했다. 김 감독은 “코치들이 11월까지 경기장에 나와 함께 훈련할 것이다. 나도 선수들이 새로운 길을 찾을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원더스 구단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11월말까지 월급을 지급하기로 했고 코칭스태프가 프로야구 구단의 테스트를 치를 선수들의 훈련을 돕겠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구단이 훈련장소를 제공하고 훈련비도 지원할 계획이다.
원더스는 2011년 12월 프로구단에 지명받지 못하거나 방출당한 선수들을 모아 창단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원더스는 ‘패배자의 집합소’였다.
하지만 짧은 순간에 원더스를 바라보는 시선이 ‘동정’에서‘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원더스는 올 시즌까지 퓨처스(2군)리그에서 번외경기를 펼쳤다. 2012년 퓨처스리그 팀과 교류경기로 치른 48경기에서 20승7무21패(승률 0.488)를 기록한 원더스는 2013년 27승6무15패, 승률을 0.643으로 끌어올렸다.
올해는 교류전을 90경기로 확대했고 43승12무25패, 승률 0.632의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또한 지난 2012년 7월 투수 이희성이 LG 트윈스에 입단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 7월 KT 위즈와 계약한 외야수 김진곤까지 22명이 프로에 입단하는 기적을 일궜다.
황목치승(LG)과 안태영(넥센 히어로즈), 송주호(한화 이글스)처럼 프로 1군 무대에서 활약하는 선수도 나왔다. 지난달 열린 프로야구 2015 신인2차 지명회의에서는 포수 정규식이원더스 선수 중 처음으로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성(LG에 2차 4라운드지명)하기도 했다. 정규식은 계약을 마치면 원더스 출신 23번째 프로야구 진출 선수가 된다.
“원더스를 통해 한국 사회에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는‘ 야신’김성근(72) 감독과 매년 사비로 30억원 이상을 구단에 투자한 ‘괴짜 구단주’ 허민(38)의 만남은 다양한 화제를 만들어내며 야구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하지만 원더스 구단 내부에서 “매년 시즌을 시작할 때마다 경기 수 등을 걱정해야 한다”며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회의가 담긴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고, 구단 존폐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그리고 결론은 ‘해체’였다. 결국 9월 11일, 이들은 도전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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