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긴급 시리즈/돈세탁 사태로 본 자바시장 현주소
▶ 현금거래 유혹·외상 탈피해야 러브컬처 같은 사태 재발 막아 ‘나만 살자’아닌‘공생’의식 절실
자바시장의 한인 업체들은 마약자금 돈세탁 사건을 계기로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이루어진 당국의 기습단속 이후 자바시장은 외형적으론 조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계속 관계당국의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조사 대상 의류업체들이 제재를 받거나, 영업을 중단하게 될 경우 미칠 파장이 엄청나 원단과 봉제 등 하청업체들은 좌불안석이다. 최악의 경우 줄도산을 맞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를 한인 의류상권이 반면교사로 삼아 스스로 변해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한 업자는“언제까지 이번 사태로 숨을 죽이고 있을 수 없다”며“그동안 이어진 잘못된 관행 등을 자발적으로 고치고, 각 업체들의 자생력을 키우는데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없는 한탕주의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한인업체들은 세금보고를 피하면서 현금을 손에 쥘 수 있었기 때문에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러면서 자바에 상존하고 있는 ‘허황된 꿈’이 이번 기회에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턱없이 업소건물 가격을 올려 부동산 가격 거품을 만드는 행위에서부터 다른 가게의 디자인을 카피해 판매하거나 옆집 가게의 가격을 보곤 곧바로 이보다 낮춰 소매업체와 거래를 트는 행위 등이 만연한 현재의 모습에서 탈바꿈하지 않으면 앞으로 이보다 큰 시련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자바에만 들어가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맹목적인 마음자세 역시 경계해야 한다고 업체들은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적어도 1년에 수십 개 업체가 새로 간판을 내 걸고 있다. 그러나 관계자들은 준비 없는 자바 도전은 빚더미에 앉을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샌피드로 홀세일 마켓에서 도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업주 K씨는 “매출 규모가 큰 집의 경우 괜히 큰 것이 아니다”며 “산전수전을 겪으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규모를 키웠는데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이 힘들었겠느냐. 단순히 쉽게 돈을 벌기 위한 ‘한탕주의’로 이곳에 발을 들였다가는 돈만 날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실적인 재정거래 시급
러브컬처 사태는 LA 다운타운에서 만연하게 이루어졌던 외상거래에 대한 불만과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냈다.
수만달러에 이르는 결제금액을 외상으로 처리했던 업체들이 무담보 채권자로 분류돼 결제금 회수가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결제방식을 화물을 인도 받음과 동시에 대금을 결제하는 ‘상품인도 결제방식’(COD·Cash On Delivery)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대두됐다.
업계에서는 정상적인 결제만 제대로 이뤄져도 어떤 일이 발생했을 경우 파장을 극소화하는데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기적인 자세 버려야
업소 간 보이지 않는 경쟁과 견제가 결과적으로 시장의 발전에 발목을 잡는다는 것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그만큼 주변을 고려하지 않는 ‘나 홀로 영업’이 널려 있다는 얘기다.
이런 이유로 의류와 원단, 봉제 등 한인 관련단체들이 시장 전체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는데도 적지 않은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단체 관계자는 “조금씩 양보하고, 힘을 모으면 시장 전체가 발전하는데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결국 이는 우리 스스로 권익을 감소시키는 결과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나마 다행히 최근 한인의류협회와 샌피드로 홀세일 마트 상조회가 손을 잡았다. 두 단체는 사실상 LA 다운타운 의류 도매업계를 대표하는 단체로 이 두 단체가 한 목소리를 내기로 합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윤세 회장도 “이번 일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면 그간 우리 업계에 잘못된 관행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알 수 있다”며 “무엇보다도 이런 문제에 대한 반성이 우선되어야 하며 LA 다운타운 의류 상권을 덮친 위기를 계몽활동 등의 노력을 통해 바른 상거래 질서 확립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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