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가주 한인경제의 중심에 있는 LA다운타운 의류업계에 온갖 악재가 겹치고 있다. 장기 불황의 여파로 전전긍긍하던 한인 의류업계는 7월 러브컬쳐 파산사태로 거래업체들이 피해를 보며 충격에 휩싸인데 이어 지난달 멕시코 마약자금 돈세탁 사건으로 정부 당국의 대대적인 단속에 따라 20여개의 크고 작은 한인 의류업체들이 현금 박스와 각종 거래서류를 압수당하면서 자바시장 내 긴장감은 계속 커지고 있다.
1,000여명의 수사 인력이 투입된, 자바시장이 생겨난 이후 최대 규모의 단속이 벌어진 지 3주가 지났지만 추가 단속에 대한 두려움은 여전하고, 수사 리스트에 오른 업체들 가운데 일부는 영업을 중단하는 등 여파가 지속되면서 한인 의류업계는 2014년이 최악의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의류협회와 샌피드로 패션마트협회 등 의류·봉제 관련 한인단체들이 업계의 정상화를 위해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구축하며 정상화에 안간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됐던 불투명한 현금 거래가 여전한 상황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실제로 지난달 9일과 10일 연방 수사당국의 단속 파장을 취재하기 위해 자바시장을 돌아본 기자는 자바시장의 뿌리 깊은 현금거래 관행을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 당시 인터뷰에 응했던 30여개 업체들의 경우 하루 매출 기준으로 40~50% 정도는 현찰로 거래되고 있지만 1만 달러이상 현금거래 시 작성하는 양식을 국세청에 제출했다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 인근 식당 및 푸드 코트에서는 카드 결제가 아예 불가능하기도 했다.
결국 작은 결제부터 대규모 거래에 이르기까지 현금을 선호하는 자바시장 내 오랜 관행과 관습이 탈세와 마약관련 돈 세탁과 연관됐다는 오해를 사기 충분하다는 점을 느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대부분의 한인 업주들은 현금 선호와 1만달러 거래시 신고 불이행이 잘못된 관행이라는 데는 동의하면서도 이것이 마약 거래 및 돈 세탁과 관련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또 다른 업주들의 의견은 다르다. 오랜 기간 영업을 하다보면 옷차림과 들고 있는 가방만 봐도 구매자의 직업과 자금의 출처가 불법인지 여부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오래전부터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다. 결국 현금 거래에 있어 투명성 원칙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한인 의류업계는 외부에서 볼 때 불법의 온상지로 비쳐질 수밖에 없다는 말이 된다.
자바시장은 40년이 넘는 전통과 역사를 자랑하며 한인경제 성장을 주도한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위기는 기회다.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잘못된 현금 관행과 악습만 바로잡는다면 자바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다.
자바시장이 패션 한류의 새로운 메카로 부상할지 아니면 이대로 쇠퇴할 것인지는 3,000여 한인의류 및 봉제업체 관계자들의 손에 달려 있다. 같이 고민하고 실천해야 할 숙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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