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스의 로렌조 케인(오른쪽) 이 11일 2차 전에서 승리한 후 동료선수 살바도르 페레스로부터 아이스워터 세례를 받고 있다. < AP>

무려 29년 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돌아온 캔사스시티 로열스가 그동안 쌓인 한을 풀 듯 기적의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로열스는 지난 3일과 4일 볼티모어 오리올팍 캠든야드에서 벌어진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ALCS) 1,2차전 경기에서 홈팀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연파하고 적지에서 벌어진 시리즈 첫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로써 로열스는 이번 플레이오프에서 와일드카드부터 시작, 파죽의 6연승 가도를 질주하며 29년만에 월드시리즈 복귀에 청신호를 밝혔다. 지난 1985년 리그 챔피언십시리즈(LCS)가 시작된 후 적지에서 시리즈 첫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한 11개 팀이 100% 월드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는 사실은 로열스가 얼마나 유리한 고지에 올랐는지를 잘 보여준다. 더구나 이 모든 것이 로열스가 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패배 일보직전까지 몰렸다가 기적처럼 살아남은 뒤펼쳐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기적의 연승행진’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로열스의 이번 플레이오프 돌풍은 지난 달 30일 홈구장에서 벌어진 오클랜드 A’ s와의 AL 와일드카드 플레이오프에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쓰러질 뻔 했다. 당시 A’ s는 8회초까지 로열스에 7-3으로 여유있게앞서갔고 29년만에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선 로열스가 ‘단칼멤버’로 퇴장할 것은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하지만 로열스는 끈질겼다. 8회말 3점을 뽑아 1점차로 육박한 뒤 9회말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 다 졌던 게임을 연장으로 끌고 갔다. 연장 12회초 A’ s에 1점을 내줘 또 다시 패배위기에 몰렸으나 연장 12회말 2점을뽑아 9-8로 거짓말같은 역전 드라마를 완성하며 디비전 플레이오프 라운드에 진출했다. 플레이오프 시리즈 최종전에서 8회 이후 4점 이상의 점수 차를 뒤집고 역전승을 거둔 것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로열스가 처음이었다.

이 승리 이후 사기가 하늘을 찌른 로열스는 그야말로 기적의 연승행진을 이어갔다. 디비전시리즈에서 올해 메이저리그 최다승 팀인 탑시드 LA에인절스를 상대로 첫 두 경기를 모두 연장 끝에 따내는 등 3연승 싹쓸이 승리를 거뒀다. 이어 리그 2번시드 오리올스를 상대로 한 ALCS에서도 적지에서 1, 2차전을 모두 따내는기염을 토하며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믿기 어려운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이 6경기 가운데 4경기가 연장전까지 이어진 혈전이었고 거의 모든 경기에서 막판 역전드라마를 쓰는 등로열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불패의 팀’ 신화를 쌓아가고 있다.

이번 ALCS에서도 로열스의 막판 저력은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지난 10일 시리즈 1차전에선 5-5로 들어간 연장 10회초 알렉스 고든의 솔로홈런과 마이크 무스타카스의 투런홈런으로 3점을 뽑아 8-6 승리를 따냈고 11일 2차전에서 4-4 동점이던 9회초 3안타로 2점을 뽑아 6-4로 승리했다. 로열스는 이번 플레이오프 6연승 가운데 5경기에서 9회 이후에 결승점을 뽑아내는 무서운 뒷심을 보여주고 있다. 거의 30년 만에 플레이오프 무대에 나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로열스 돌풍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동우 기자>